<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대중화

by 파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인기다. 그에 따라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를 언급하고 있다. 그중에는 <우영우>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우영우>를 좋아하는 사람이야 드라마가 재밌고 캐릭터가 생동감 있고 등 드라마의 여러 장점을 이야기한다. 반면 <우영우>를 불편해 하는 사람은 실제 자폐인 가족이 있는 사람, 장애인 차별에 관심이 많은 사람 등으로 추측된다. 좋아하는 사람이야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불편해 하는 사람의 주장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주장은, 그 드라마가 자폐 스펙트럼 중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사람을 다룬 것이기 때문에 비장애인 시청자가 자폐인을 향한 오해를 키울 것이 우려스럽고, 오히려 그 오해 때문에 자폐인을 향한 차별이 심해질 수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외에도 자폐인이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차별과 불편을 드라마의 재미 요소로만 보고 넘겨 실제 장애인 차별과 불편 해소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도 봤다.

장애인, 특히 자폐인에 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아 말을 얹기는 저어되지만, 그래도 내가 한마디 덧붙일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렇게 질못 아느니 아예 모르는 게 낫다' vs. '그렇게라도 알게 되면 다행이다'의 익숙한 구도다.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 관련 업종의 언저리에서 일하다 보면 항상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 설민석처럼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대중성 있는 강사의 잘못된 지식 전달을 지켜보면서, 많은 이들이 '조금' 잘못된 지식이더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물론 나중에 그 잘못된 지식을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건 기본)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지식을 얻게 되면 그 지식이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에 잘못된 지식은 차라리 모르느니만 못하다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좀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1. 대중이 역사에 관심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설민석 같은 사람을 통해서라도 역사를 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2. 아무리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도 설민석 같은 이들을 통해 알게 된 잘못된 역사적 지식은 이미 팬덤의 절대적 지지를 얻은 '역사적 사실'로 굳어지기 때문에 제대로된 지식으로 바뀔 여지가 없으니 그럴 바에야 모르는 게 낫다.


사실 어느 쪽 말이 맞을지는 알 수 없다. 실증적으로 검증 가능한 영역도 아니고 대중의 설민석식 역사 스토리텔링을 수용하는 방식 역시 각자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단 아는 것이 중요' vs. '잘못 아느니 모르는 게 낫다'의 구도는 특히 대중화되지 못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는 주제고, 한국처럼 어떤 주제든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 다양성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공동체에서는 정답이 없는 논쟁일 것이다. 나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글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을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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