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나스 Feb 16. 2024

15. 계약금과 중도금

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아파트를 계약했다는 즐거움은 잠시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었다.

나는 직장을 다닌 지 오래되지도 않았거니와 본가의 대출금으로 인하여 수중에 돈이 정말 땡전 한 푼이 없었다.

분양가가 나름 저렴했다고는 하지만 계약금으로 1억 가까운 돈을 내야 했다. 

짧은 직장생활로 돈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어렵게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여보 우리 계약금과 중도금은 어떻게 하지?”

“너 진짜 돈 하나도 없어?”

“어, 전에 말했잖아. 부모님 생활비 드리고 중도금 대출 이자 내느라 그것도 빠듯해”

“으이그, 내가 좀 모아둔 돈이 있어. 그걸로 일단 계약금 내고 중도금은 어떻게든 좀 융통해 보자. 잔금이야 어차피 대출받고 전세금 빼면 얼추 가능하지 싶다.”

“어, 그래 고마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포 집이 해결되면 아마 엄마가 돈 조금 주실 거야. 내가 부은 돈이 있으니까 가만히 입 닦지는 않으실 거야. 다만 지금은 달라고 해도 돈 나올 데가 없으니까 달라 고를 못하겠다.”

“그래 알아. 어찌어찌해보자.”

“고맙고 미안해.”

그렇게 와이프는 있는 돈을 모두 모아서 계약금을 내고 생애 처음 아파트를 계약했다.

사실 여자 혼자 타향살이하면서 1억이라는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조그만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했고, 거기다가 여자 월급이 그리 크지도 않기도 했고, 혼자 살다 보니 대부분의 식사는 회사에서 해결을 했지만 그래도 주말에는 못해도 두 끼 정도는 먹어야 하기 때문에 그에 관련된 생활비가 들기 때문에 돈이 잘 모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현명했던 부분은 부모님께 돈을 빌려 월세가 아닌 전세를 살고 있었기 때문에 주거비가 크게 들지는 않았다.

그 부분이 그나마도 돈을 모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던 것이었으리라.

[10년에 1억이 뭐 그리 큰돈이라고…]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젊은 나이에 쉽지 않은 금액이다.

여기저기 유혹도 많았을 것이고 젊었을 때 왜 돈을 쓰고 싶지 않았을까?

남들 다 있는 명품 가방도 사고 싶고, 자가용도 몰고 싶고, 비싼 음식도 먹고 싶고, 옷도 많이 사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와이프는 어렸을 때부터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하고 보니 그 흔한 명품가방, 지갑 하나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또 내 집마련한다고 부담을 준 건 아닌지 괜히 미안했다.

그렇지만 계속 미안만 해서는 답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 갚아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더는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계약금도 쉽지 않았는데 중도금은 말해 무엇하랴?

정말 처음에는 ‘장기라도 팔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막상 닥치니까 어떻게든 해결이 되더라.

한참 후에 생긴 말이지만 그런 상황을 두고 생긴 말이었던 것 같다.

[선당후곰]

당첨이 되면 어떻게 하지?

중도금 낼 돈은 어떻게 마련하지?

이런저런 고민들로 사실 청약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현실은 정말 당첨이 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

그리고 당첨만 되면 돈은 어떻게든 해결이 되더라는 말들이 돌았을 것이다.

그래서 [선당후곰]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돌았다.

작가의 이전글 14. 선착순 분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