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나스 Feb 21. 2024

16. 잔금 대출

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결혼할 때 부모님들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야들아 세 살면서 이것저것 사서 살림 늘리지 말고 알뜰하게 살다가 집 마련하면 사. 그때 사도 늦지 않아. 미리 사봐야 새집 가면 다시 사야 해”

우리 부부의 생각도 동일했고, 그래서 특별한 살림을 사지는 않았다.

그냥 와이프 살고 있는 살림들을 가지고 그냥 생활했다.

와이프 입장에서는

‘내가 결혼을 한 거 맞나?’

라는 생각도 했을 듯하다.

결혼을 한 신혼인데 왜 사고 싶은 게 없었겠나.

그래도 초기에 잘 참고 살고 있었고, 지나면서 와이프 입장에서는 평소에 사용하던 공간이라 불편함이 없었고, 나 같은 경우에도 워낙 외지 생활을 오래 했었던 부분도 있고, 사실 얹혀사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불만 같은 건 당연히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시간에 내집 마련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이 빚으로 마련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모님 도움 없이 빠른 시간에 집을 갖게 된 것만큼은 사실이다.

결혼한 지는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집 마련을 위해 와이프는 10년 이상을 준비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어떻게 중도금까지는 지불을 했지만, 우리 형편에 잔금까지는 불가능이었다.

잔금은 대출을 받기로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기금대출 중에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이 있었다.

보금자리론은 대출금액이 좀 더 높았지만, 금리가 더 높았다.

디딤돌 대출은 3% 고정금리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최대치가 2억이었다.

우리는 디딤돌 대출을 선택했다.

이유는 당연히 금리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자 나가는 것이 여간 무서운 게 아니다.

이건 정말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엄청나게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만기일시상환, 원금균등상환, 원리금균등상환 등 모두 처음 듣는 용어들이라 공부를 해야만 했다.

기금대출의 경우에는 거치 형이 불가능했다.

무조건 원금과 같이 갚아 나가야만 했다.

다만 1년은 거치로 선택할 수 있었다.


만기일시상환의 경우에는 대출기간 동안 이자만 납부하다가 만기에 일시에 대출금액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대출기간 동안 이자만 납부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원금균등상환은 대출기간 동안 대출 원금을 균등하게 나누어 그에 상응하는 이자를 더해서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자 부분에서는 원리금 균등상황방식보다는 좀 더 유리한 방식이지만 초기에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 부담이 되어 잘 선택하지 않는 방식이다.
원리금균등상환은 만기일까지의 총 이자와 원금을 균등하게 납부하는 방식이다. 제일 많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내가 이자와 원금을 계산할 필요 없이 매달 내는 금액이 동일 하니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매달 나가야 하는 금액이 예상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나름 똑똑하게 한다고 엑셀로 이리저리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려 고심에 고심을 하게 된다.

기금대출이기 때문에 애초에 만기일시상환은 선택 불가이고, 원금균등상환과 원리금균등상환 두 가지 방식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다.

아! 기간도 선택이 가능하다.

10년, 15년, 20년, 30년

엑셀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당연히 원금균등상환이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적었다.

하지만 초창기에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 컸고, 그로 인해 생활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결정을 한다.

“대출기간을 어떻게 해야 하지?”

“30년을 선택하면 우리 30년 동안 갚아야 해?”

“그렇지. 60세가 넘어서까지 대출을 갚아야 할지도 몰라”

“하. 자신 없다.”
 “그럼 우리 둘이 벌 수 있을 때 얼른 갚아버릴까?”
 “그래 여보도 사실 아이 생기면 좀 쉬다가 나가야 하고 그리고 애가 생기고 나면 몇 년이나 더 다니겠어. 10년 동안 젊었을 때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얼른 갚아버리자.”

“그래 힘들지만 해보자.”


우리는 이때에 엄청난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고 만다.

옛날부터 어른들이 했던 말이 있다.


[헛 똑똑이]


똑똑한 척은 다 하지만 실상 까보면 그렇게 똑똑한 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거다.

우리가 대출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함으로 오는 후폭풍을 이때만 해도 알지 못했다.

작가의 이전글 15. 계약금과 중도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