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어렵다고 했던가?
우리는 그렇게 또 새로운 집을 계약하고 이사날짜를 조율하고 있었다.
우선 마곡집을 전세로 내놨다.
전세로 내놓고 한 팀이 보고 갔는데, 그날 바로 전세계약이 이루어졌다.
약간 어리둥절했다.
“뭐지?”
“우리가 전세를 너무 싸게 내놨나?”
“모르겠어. 근데 이렇게 바로 나가니까 좋기는 한데.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게 있나 불안하다.”
“에이 큰 욕심부리지 말자. 빨리 계약되면 좋지 뭐.”
“어. 그런데 우리 첫 집이었잖아. 조금 섭섭하네.”
“그래. 맞아. 짧았지만 추억이 참 많았는데 말이야.”
그렇게 처음 분양을 받았던 마곡집은 전세 6억에 계약이 되었다.
분양은 약 4.5억 정도에 받았는데, 1년도 되지 않아 전세가가 분양가를 넘어섰다.
전세금을 받으면 우리가 받았던 디딤돌 대출 2억을 갚고 남은 4억으로 김포집 잔금을 치르고도 돈이 남는다.
이게 무슨 마법 같은 일인가?
내 돈 하나도 없이 벌써 집 3채를 갖게 되었다.
하나는 분양권이라 아직 주택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정말 내 돈 하나 없이 주택 3채를 갖게 되다니 이게 무슨 거짓말 같은 일인가?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왜?
더 못 사서. 하하.
운양동에 집을 구매하고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보니 한강신도시도 그리 멀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여보. 분양권이라는 게 엄청난 매력이 있다.”
“계약금만 있으면 주택을 가질 수 있게 대출도 해주고 말이야.”
“그러네. 그런데 좀 불안하긴 해. 안 해봤던 거잖아.”
“뭐가 불안해 주택값은 계속 올라가고 입주하고 좀만 있으면 분양가를 뛰어넘는다는 거 봐서 알잖아.”
“그렇긴 한데, 예전에 뉴스에서 집값 떨어져서 막 자살하고 그런 거 많이 나왔었잖아.”
“그런 건 굉장히 큰 금액이고, 우리는 잔잔바리만 하잖아.”
“그런가?”
“여보 그때 풍무동 명의변경할 때 갔었던 푸르지오 분양사무실 생각나?”
“어, 생각나지. 잘 지어놨잖아.”
“우리 여유돈이 조금 있는데 그거 하나 사둘까?”
“괜찮을까?”
“입주할 때 전세 맞추면 되지”
“그래 한번 가보자.”
며칠 뒤 우리는 뭐에 홀린 것처럼 또 하나의 분양권을 계약했다.
알겠지만 일단 모델하우스의 상담사들에게 걸리면 먹잇감이 되기 쉽다.
특히나 우리 같은 부동산을 얼마 사고팔지 못해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들에게는 말이다.
구래동에 지어질 약 1500세대의 푸르지오 아파트.
25평 단일평형.
분양가는 약 2.5억 정도.
현재 미계약분 주택이 남아 있어 계약을 했기 때문에 풍무 푸르지오때와 달리 일정의 P를 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계약금 대략 2500만 원만 내면 중도금은 무이자로 이루어진다.
고층은 전부 계약이 되었고 6층이하만 남아있었다.
그렇게 말을 하니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고층을 잡아야 한다는 이상한 경쟁심이 생겨서 얼른 계약을 하였다.
뭐에 홀린 건지 무슨 확신인지 모르겠지만, 입주할 때에는 전세금을 받아서 잔금을 치르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너무 쉽게 접근을 했다.
우리는 그렇게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분양권 투자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