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부동산 투자에 재미를 붙이면서는 매일 부동산 카페를 둘러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혼자서는 모두 다 알 수 없는 방대한 정보들이 흘러 다니고 있었다.
정말 어디서 들 그렇게 많은 정보를 알고, 또 고맙게도 공유를 해주는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러던 중에 반도건설에서 김포 마산동에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마산동? 마산동이 어디야? 마산은 경남 마산 아냐? 아귀찜이 유명한. 하하하”
김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김포가 생각보다 커서 지리를 잘 알지 못했다.
평소에는 회사와 집을 왔다 갔다 했고, 주말에도 김포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좀 더 익숙한 서울 쪽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서 김포의 지리를 익히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생소한 위치에 생소한 건설사의 분양이라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다시 좀 자세히 알아보니 김포도시철도 마산역이 예정되었던 위치 바로 뒤에 연립부지로 LH에서 분양을 했는데, 분양이 잘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를 반도건설에서 매수를 하면서 용도를 변경했는데, 그래도 원래 연립부지였기에 용적률이 나오지 않아서 높게는 짓지 못하여 최고 높이 12층으로 지어질 아파트였다.
이름도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3차 아파트인 만큼 김포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는 건설사였다.
아 맞다. 그래 운양동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가 반도 2차다.
1차는 시범도시였던 장기동에 대략 10년 전쯤에 지어진 대형평수의 아파트이다.
“무순위 청약이라는 게 뭔지는 모르지만 마침 내일 토요일이라 쉬는 날이기도 하고 한번 가보지 뭐”
“그래 가서 커피도 한잔하고 놀다 오지 뭐”
그렇게 토요일이 되었고, 우리는 좀 느긋하게 갔다.
그냥 일반 모델하우스를 생각했었다.
우리가 시간에 간당간당하게 도착하여 일단 와이프부터 내려주고 나는 주차를 하고 가는데 문이 닫혀 있었고, 입구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안전요원들이 막고 있었다.
“저, 와이프가 안에 들어간 것 같은데 못 들어가나요?”
“네. 이 시간 이후로는 아무도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네? 뭐 그런 게 있어요.”
잠시 뒤 빼꼼 문이 열리고 와이프와 내부의 안전요원이 보였다.
“아 저기 저 사람 같이 온 남편이에요.”
“저 사람까지 들여보내.”
그렇게 나도 무사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니 분위기가 엄청 삼엄했고, 일부 사람들은 고성으로 뭐라 뭐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너무 이런 쪽의 지식이 없었던 것이었다.
아파트 청약이라는 게 몇 억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그 공평성?으로 인해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싸움도 나기도 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만 누군가에게 건설사에서 특혜를 주거나 지인을 이용하거나 하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 했었던 모양이었다.
실제로 당첨번호를 뽑을 때에도 경찰 입회하에 공을 뽑았다.
“와 뭐야 뭐야 뭐야 이런 광경 처음 보네. 원래 이런 거야?”
“와 씨 뭐야 나 잠 확 깼어 하하하”
“입구에서 번호표 받아왔지?”
“어 받았지”
“이거 뭐 하는지도 모르고 왔다가 희한한 경험을 다 한다.”
“가만있어봐 이제 추첨하나 봐”
그렇게 추첨이 진행되고, 그게 뭐라고 마음을 졸이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2번째 이름이 불려지고 나서 3번째에 내가 들고 있는 번호가 호명이 되었다.
“헉 뭐야 나 당첨인데?”
“일단 가보자”
그래서 같이 나가려고 하는데 안전요원이 제지했다.
“아. 한분만 나가실 수 있습니다.”
“네? 부부인데 같이 가면 안돼요?”
“안됩니다.”
“여보, 여보가 가봐.”
그렇게 등 떠밀려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앞으로 갔다.
앞에는 그 실장이라고 하시는 분인데 도우미 복장을 입고 계셨다.
아마도 도우미들 중에서도 조금 급이 높으신 분이지 않을까.
“자 원하시는 동호수를 말해주세요.”
“어떤 동호수가 남아있을까요?”
“아 고객님 저희가 그렇게 전부를 오픈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와 그럼 어떻게 골라요?”
“원하시는 동을 말씀하시면 저희가 몇 층 몇 층 남았다고 말씀드려요.”
순간 난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분양정보랑 공부 좀 하고 올걸’
당황했지만, 재촉하는 탓에 지금은 없지만 추후에 역이 개통되면 아무래도 역이 가까운 곳을 선호하리라 생각하고 역과 가장 가까운 104동을 선택했다.
“104동 있나요?”
“네, 잠시만요.”
그분은 컴퓨터를 하시는 분께 물어보러 가신 듯하다.
“네, 지금 8층이 제일 고층으로 남아있다고 하네요.”
“아 그래요…”
“아 잠시만요. 방금 8층 나가고 6층이 남았다고 합니다.”
“헉! 그래요? 어떡하죠?”
“얼른 선택하셔야 합니다. 지금 실시간으로 나가고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6층 B타입 선택하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바로 계약금 천만 원 입금해 주세요.”
그렇게 우리는 얼떨결에 또 하나의 분양권을 계약하게 되었다.
이렇게 쉽게 분양권을 살 수도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된 하루였다.
솔직히 이렇게 쉽게 분양권을 살 수 있다면 힘들게 청약통장에 꼬박꼬박 돈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매번 있는 일이야 아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