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네? 대출이 안 나온다구요?

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by 하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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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승승장구를 하면서 어디 괜찮은 분양권이 없나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였다.

항상 그 돈이 문제다.

투자를 해서 조금 이득을 보기 시작하면 통장에 돈이 그냥 있는 꼴을 못 본다.

“여보, 김포에서 어디 살고 싶은데 있어?”

“갑자기?”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이 다른 사람들도 살고 싶은 곳일 거 아냐. 거기에 투자를 하려고”

“또 투자하게? 조금 쉬었다 하는 게 어때? 난 사실 이제 좀 무서워”

“뭐가 무서워. 계약금 3천만원만 있으면 분양권을 살 수 있고, 주택수에도 잡히지 않아서 세금도 없는데. 이만한 투자가 어디 있어.”

“그렇긴 해도 이게 개수가 늘어나니까 조금 무서워”

“에이 걱정하지 마. 이런 거라도 안 하면 우리 같은 흙 수저가 언제 돈 벌겠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부동산이 주춤거리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겁도 없이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래도 라베니체쪽이 좋지 않겠어?”

“뷰가 나와 준다면 괜찮겠지.”

“그럼 뷰가 나오는 걸로 사면되지.”

“그렇구나. 그럼 부동산에 전화 한번 돌려볼게.”

김포에 들어와 살아보니 확실히 구도심보다는 신도시가 깔끔하고 좋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아직은 주거지로써는 성숙되지 못했기 때문에 주변시설이 많이 미흡했다.

예를 들어 생활하면서 필요한 주변시설들이 없는 것들이 많았고, 차를 타고 이동해야만 필요한 것들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반해 구도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없는 것이 없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물론 깨끗하지는 않다.

사람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기 참 싫어한다.

그래서 구도심의 인구밀도가 아주 높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터를 잡고 생활하고 있었기에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었다.

아이들 학교도 그랬다.

이제 막 개교를 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애들이 다니는 학교가 그렇게 체계적이기는 힘들었고 그러다 보니 학업성취도도 좀 낮은 편에 속했다.

그래도 우리는 신도시가 좋았다.

왜?

깨끗하니까.

어려서부터 서울에서만 살아서 구도심이 싫었다.

깨끗한 게 더 좋았다.

애들 교육문제는 닥치지 않은 상황이어서 고려대상도 아니었다.

대형마트도 2개나 있어서 참 편했다.

그렇게 신도시 쪽으로 마음이 기운 상태에서 다음 투자대상. 아니 투자 겸 거주를 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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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한강신도시는 아령처럼 길고 불룩하게 생겼다.

그래서 한강신도시는 지리적으로 봐도 구래, 마산과 장기, 운양으로 나뉘어 있다.

구래, 마산은 김포에서 최서북단이라고 보면 된다.

서울 쪽에서 가장 멀고 강화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장기동은 한강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시범도시로 지정되어 제일 먼저 아파트와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신도시 치고는 나름 상가와 주거가 꽤 성숙한 지역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신도시 치고 노후도도 상당하다.

운양동은 서울 쪽으로 가장 가까운 한강신도시라고 보면 된다.

단독주택용지도 많이 있어서, 일명 운구정동이라고 불릴 만큼 한강신도시 중에서도 가장 깔끔하고 성숙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도 운양동이 마음에 들었고 거주하면서도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그러나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없었다.

김포는 예전부터 물이 많은 도시였다.

물론 인공수로지만 그 수로를 끌어와서 만든 곳이 라베니체다.

야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TV 여러 매체에서도 앞다투어 찍었던 그곳.

그곳에 이편한세상 캐널시티라는 아파트가 분양이 되었다.

1층에는 롯데마트가 들어온다.

마트가 들어오면 아이랑 문화센터 다니기도 좋고, 일단 마트를 걸어서 간다는 점은 정말 엄청 편한 생활이 될 것이다.

물론 예정되어 있는 김포도시철도 장기역에서는 거리가 좀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도 멀다.

우리가 지하철 탈 일이 거의 없을 것이며, 아이가 초등학교 갈 때까지 여기 살지도 모를 일이니 그건 그다음 문제였기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장기동 이편한세상 캐널시티를 선택하고 부동산에서 매물리스트를 받았다.

분양가는 약 3.5억 정도였고, 일명 P라고 하는 것이 500만~5000만 원까지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었다.

나는 저렴하면서 가성비 좋은 걸 골랐고, 와이프는 돈을 좀 쓰더라도 수로뷰가 나오는 고층을 골랐다.

실제로 지어지기 전에 어디가 어떤 뷰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조감도를 보고 추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에는 509동, 510동, 511동이 수로뷰가 나올 거 같아.”

“뷰가 나오기는 501동하고 508동도 나오기는 하는데 온전히 수로뷰는 아니겠지?"

캐널시티배치도.png

“그래서 그런가 508동은 저렴한 것도 많이 있어.”

“508동은 아냐. 509동도 좀 치우쳐 보여. 510동하고 511동중에 고르자.”

“그래. 510동하고 511동 1, 2호 라인으로 추려 달라고 하자.”

몇 번의 분양권을 투자하다 보니 어느 동이 좋은지, 좋아질지 조금은 예상이 가능해졌다.

처음에는 지어 지지도 않은 아파트를 보고 그런 것들을 유추해 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몇 번씩 상상력을 발휘해 보고 또 지어지고 나서 그것을 확인해 보니 이제 어느 정도 상상이 되었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510동 1호라인 20층이상의 고층을 선택했다.

처음에 생각했던 금액보다는 조금 더 투자금이 들어갔지만, 우리는 제일 좋은 일명 RR 이라고 하는 아파트를 잡을 수 있었다.

우리는 생각했다.

이 정도의 금액이면 어떤 동, 층이 될지도 모르는 분양을 받는 것 보다는 P를 주고 사는 게 낫다고.


그렇게 본 계약일이 잡히고 우리는 몇 번 해봤던 투자라 여유 있게 계약일에 맞춰서 부동산에 갔다.

분양권 명의 변경 절차는 크게 보면 2가지만 진행하면 되는 일이다.

분양사무실에서 분양권 명의변경.

은행에서 대출자 명의변경.

매도자는 용인에 사는 젊은 남자였다.

그도 친구들끼리 투자로 샀다고 했다.

친구들과 소액으로 돈을 모아서 샀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 올라서 팔고 다른 것을 투자한다고 했다.

우리 같은 실 거주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일단 투자자가 던지는 물건은 다른 물건보다는 좀 저렴한 게 사실이다.

그들은 일단 가까이 살지 않아서 실제 거래가 되는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실제 거주를 하지 않을 거라서 RR 에 대해서 크게 미련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빠른 현금화로 상승장에 다른 곳에 배팅을 하는 게 더 이득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만나 간단한 인사를 하고 우리는 분양권 명의변경을 하러 갔다.

작은 컨테이너박스에 명의변경 사무실이 꾸려져 있었다.

뭔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분위기에서 분양권 명의 변경을 진행했다.

그래도 몇 번 해봤다고, 조금은 아는 척(?) 하면서 다 아는 것이라는 식으로 여기저기 서명을 하였다.

조금 후에 밀려올 당황스러운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하고 말이다.

우리는 분양사무실에서 명의변경을 마치고 은행으로 갔다.

장기동에 있는 기업은행.

도착해서 보니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여기저기서 대출 명의변경 신청서를 작성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어떻게 오셨나요? 혹시 분양권 명의 변경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좀 오래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여기 서류작성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명의변경하러 오신 분들이세요.”

“엄청나네요. 알겠습니다.”

“기다리시면서 기본적인 내용 먼저 작성해 주세요.”

그 청원 경찰이 우리에게 건넨 서류 뭉치는 미리 예시로 작성된 서류였다.

그걸 보고 따라서 작성하면 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업무가 힘들었으면 그런 예시를 만들었단 말인가?

우리만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것을 너무나 뒤늦게 안 것이다.

약 30분 정도에 걸쳐 서류를 작성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띵동. 다음 고객님”

“네 안녕하세요. 미리 매수자 매도자 서류는 다 작성해 두었습니다.”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확인하고 말씀드릴게요.”

“네.”

그렇게 은행 직원이 뭔가를 확인하는 것 같더니 이내 나에게 말을 건넸다.

“저 고객님. 대출 승계가 어려울 것 같아요.”

“네? 그게 무슨 말이죠?”

“말 그대로 이 대출 승계가 안될 것 같다구요.”

“네? 왜요?”

“DSR 이 나오지 않아서 대출 승계가 어려워요.”

순간 하늘이 노래졌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여보.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계약금 날리는 거야?”

“가만있어봐 방법을 찾아보자.”

다시 은행직원에게 재차 따졌다.

“전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급여도 꼬박꼬박 나오는데 이유를 알 수가 없네요.”

“다른 대출이 있으시죠? 그 대출 때문에 안 나오는 것 같은데 한번 볼게요.”

“네. 이거 안 나오면 안돼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다른 분양권 대출이 있으시고, 현재 주택담보대출도 있으시고, 마이너스 통장도 있네요.”

“네. 맞아요. 그렇지만 분양권은 인당 2개는 대출이 나오는 거 아닌가요?”

“네, 맞기는 한데. 상환능력을 보는 거예요. 그런데 고객님은 대출이 너무 많아서 대출이 추가로 안 나오는 것이 구요.”

“방법이 없나요?”

“음….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윗분들과 상의를 해보겠습니다.”

나는 망연자실하고 앉아있었다.

부동산 사장님도 당황해하셨고, 매도자도 이 돈을 받아서 다른 투자 물건의 잔금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당황한 건 마찬가지였다.

얼마 후에 은행직원이 자리로 왔다.

“고객님. 제가 DSR 을 계산해 보니 1회차 금액이 모자라요.”

“네. 그 1회차 금액 때문에 전체 대출 승계가 안 되는 것이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떤가요? 우선 총 6회차의 중도금 대출 전체를 받는 게 아니고, 5회차까지만 대출을 승계하시고 나머지 1회차는 현금으로 납부를 하시는 거죠.”

“그렇게 하면 대출 승계는 가능한 건가요?”

“네 그렇게는 승계가 가능합니다.”

“휴 정말 다행이네요. 그럼 일단은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네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이렇게 진행하시고 추후에 대출을 상환하시면 나머지 1회차도 추가로 대출이 가능하실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한 말이 이런 때를 두고 한 말인가?

정말 잠깐 새에 지옥과 천국을 왔다 갔다 했다.

그렇게 무사히(?) 대출과 명의 변경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한순간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온몸에 기운이 다 빠졌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그치?”

“으이그 이제는 정말 제대로 알아보고 해! 또 이러면 정말 가만 안 있는다.”

“알겠어. 정말 조심할게”

좀 안다고 깝죽대다가 정말 큰 코를 다치게 되었다.

후에 회상하기로 이 날일이 더 늦기 전에 발생을 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정말 큰 일을 벌였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수습이 안되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날 나는 정말 된통 놀라고 나서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에는 2번 3번 확인을 했고,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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