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건축 배우고 가르치기
실행
신고
라이킷
24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골목 속 건축가
Dec 27. 2024
건축학도에게 권하는 세 권의 책
겨울방학을 준비하며
방학 동안 읽을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 방학이 여름방학이면 책 보다 여행을 권해준다.
빚을 내서라도 가라고 한다. 그만큼 이익이 큰 투자가 없다.
(물론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싶으면 아래 2, 3번 책을 읽고 가는 것이 좋다고 장사를 한다)
겨울방학이고 학부생이면 다음 세
책
을 보통 추천한다.
1. 오, 한강 (허영만)
만화책이라서 진입이 쉽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래서 백 쪽이 넘는 분량의 인쇄물은 절대로 안 읽는 학생들이, 무언가를 오랫동안 읽는다는 행위를 체험하기 좋은 교재이다.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읽는 재미 또한 훌륭한 책이다.
허영만의 작품 중에서 나는 이 책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건축학도가 예술과 사회, 역사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일독하기를 권한다.
글은 김세영이 썼다.
총 다섯 권이고 건축 얘기는 한마디도 안 나온다.
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권 (유홍준)
93년 여름방학.
월요일 아침 학교로 가고 있었다.
라디오 '이숙영의 FM대행진'에는 월요일마다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다.
출연자가 원래는 다른 책을 준비했는데, 어제 새로 나온 책이 있어서 급하게 바꿔 소개를 한다고 했다.
유홍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학교 서점에 도착해서 책을 물어보니 당연히 그런 책은 없다고 했다.
곧장 교보문고까지 가서 그 책을 샀다. 그리고 밤새 다 읽어버렸다.
연구실 후배 중에 평생 전공책 아닌 것은 한 권 밖에 안 읽었다는 자랑을 지닌 후배가 빌려갔다.
다음날 후배가 다 읽었다고 책을 돌려줬다. 기적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우리는 짐을 싸서 남도로 떠났다.
밤이면 방학중인 순천대학교로 돌아와 학교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운동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소쇄원과 무위사, 식영정 등을 돌아다녔다.
유홍준의 말 그대로였다.
나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었다.
3. 1968년 이후의 건축이론 (마이클 헤이스)
남보다 좋은 생각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었는데
표현과 설명이 부족해서 손해를 보는 건축학도가 나라고 생각이 되면
이런 종류의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디자인은 말(言)이다.
말은 내 작품을 잘 표현해 주고 포장해 주는 수단이 아니다.
생각을 만들어주는 씨앗이다.
머릿속에 어휘가 없으면 생각도 못한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
그 분야의 입문서로 이 책을 권한다.
현대 건축의 흐름을 알게 해주는 것은 이 책의 덤.
방학 동안에 다
읽히지 않으면
읽히는 만큼만 읽으면 된다. 그리고 잊어버려도 된다.
아니 잊어버려야 한다.
keyword
방학
건축
추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