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가지치기
레몬나무가 벌레를 먹었어요.
아쉽지만 여름내 애지중지 키운 레몬 열매도 과감히 따버리고,
벌레 먹은 이파리만 잘라내려 했는데
자세히 보니 벌레를 먹지 않은 잎이 하나도 없었어요.
모두 가지를 치고 나니 앙상한 가지만 몇 가닥 남았어요.
내년 봄에 새 잎이 나겠지… 생각했어요.
일주일 미국에 학회를 다녀오니
벌써 이렇게 새 이파리들이 올라왔어요.
제 마음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해요.
미운 마음들,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던 말들,
자꾸만 떠오르는 장면들, 힘 빠지게 하는 소리들은 모두 흔적도 없이 과감히 잘라내주세요.
그 자리에 거짓말 같이 예쁜 마음들이 새롭게 돋아나게 해 주세요.
예쁜 마음들, 새로운 감사와 새로운 기쁨이 예쁘게 돋아나게 해 주세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