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반가운 소식, 당뇨병 치료

by 김부경

흔히 당뇨병을 혈당이 올라가는 질환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혈당이 올라가는 것은 결과이고, 혈당을 올라가게 하는 원인은 바로 인슐린의 부족이다. 인슐린이 부족하다는 것에는 절대적인 부족과 상대적인 부족이 있다. 절대적인 부족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상대적인 부족은 인슐린의 절대량에 비해서 사용하는 양이 많은 경우이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비만체의 체지방, 특히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가 후자에 해당한다.


L20201201.22021009702i1.jpg 일러스트 : 서상균 화백


당뇨병은 이 인슐린의 부족 원인에 따라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분류된다. 1형은 갑작스러운 이유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병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은 2형 당뇨병이다. 스트레스나 비만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인슐린의 상대적 부족이 일어나게 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생산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고농도의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고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2형 당뇨병의 경우 초기에 인슐린을 사용하는 양을 줄여주면 남아있는 췌장의 기능을 보전하여 병이 호전될 수 있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왜 혈당이 올라가게 될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인슐린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우리 세포는 포도당을 주원료로 삼아 에너지를 생산한다. 우리의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지금도 각 세포가 포도당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혈당이라는 것은 혈액 내의 포도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인슐린은 세포에 그 포도당을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없으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갈 길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세포 안으로 들어가야 할 포도당이 혈액 내에 차곡차곡 쌓이니 혈중 포도당 농도는 점점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해하기 쉽도록 고층아파트를 떠올려보자. 이 아파트의 각 세대가 세포라고 하고, 아파트의 긴 복도가 혈관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인슐린은 각 세대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아파트 밖에서 주기적으로 먹을 것을 주는데 아파트 각 세대의 문을 열지 못한다면 결국 아파트 복도에 먹을 것이 넘쳐나고 있어도, 아파트 안에서는 굶어서 배가 고프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복도에는 먹을 것이 넘쳐나 복도를 가득 메우고 말 것이다.



이때 갑자기 열쇠가 나타나 각 세대의 문을 열면 어떨까? 각 방의 문이 일제히 열리면서 음식이 쏟아져 들어오면 얼마나 반가울까? 방에서 오랫동안 굶주렸던 사람들이 충분히 배불리 먹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 얼마나 건강해질까?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이다.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해줌으로써 불필요하게 혈관에 넘쳐나던 포도당을 굶주렸던 내 몸 안으로 일제히 넣어주는 것이다. 에너지가 부족했던 세포 세포마다 포도당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것이다.



당뇨병을 치료하자고 하면, 특히 인슐린을 쓰자고 하면 많은 환자들이 실망을 한다. 어떤 분들은 너무 실망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방금과 같은 상상을 해보자.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은 마치 오랜 기근으로 메마른 땅에 촉촉한 단비와 같이 진심으로 반가운 일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당뇨병에 쓸 수 있는 좋은 약제가 많은 것은 실망하고 근심스러운 일이 아니라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특히 처음에 언급했듯이 인슐린의 상대적 부족 때문에 발병한 2형 당뇨병이라면 아직 인슐린 분비기능이 남아 있는 초기에 치료할수록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데 치료를 미룰 이유가 무엇인가?




** 이 글은 2020년 11월 30일 국제신문 메디 칼럼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201201.22021009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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