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 : J양과 T언니 이야기

by 김부경


친구들 이야기-2에 등장했던 J 양은 6차 항암을 마치고 4월에 수술을 받았다. J 양이 수술받던 날 아침에 꼭 기도를 해주고 싶어서 원목실장님 김영대 목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목사님과 함께 병실에 가니 간발의 차로 벌써 수술실로 내려가고 없었다. 내가 수술받은 날 아침 얼마나 많은 기도를 받았고, 그래서 얼마나 따뜻했는지가 생각나 수술방에 부탁을 드렸다. 수술방에서 대기실에 있는 J양의 침대를 입구에 빼내 주었다.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실 때 J 양도 나도 눈물을 쏟았다.


그 시간에 수술방에서 J양과 같은 집도의에게 수술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T 언니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언니는 부산에 연고가 1도 없는 대전사람이다. 그런데 왜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이 언니는 대전에서 일식 오마카세 식당을 하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업종 변경을 위해 쉼을 가지기로 했다. 왠지 쉬는 동안 1년만 바다가 있는 부산에 살아보고 싶어서 광안리에 집을 구하고, 대전의 일을 정리하고 내려오기 전 건강검진에서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원래 연고지인 대전에서 치료를 받을까 부산에서 받을까 하다가 부산에 살기로 했으니 부산에서 치료를 받기로 하고, 우연히 유튜브에서 우리 병원 외과 교수님을 보게 되었는데 인상이 너무 마음에 들어 우리 병원으로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J양과 T언니는 입원기간 중에 받는 암환자 식이교육에서 만났다. 둘 다 성격이 워낙 좋은 터라 인사를 나누고 같은 날 수술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병원은 수요예배를 드리는데, 예배 시작 전에 온 병원에 방송이 나간다. 이 두 사람은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는데, 그 방송을 듣고 왠지 예배를 드리러 가야 할 것 같아서 예배실을 찾다가 서로 딱 만났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예배실로 가서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J양은 T언니에게 만약에 교회를 다닐 거면 내 친구 교회에 가라고 나를 소개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매주 교회 가는 길에 광안리에 들러 T 언니를 태우고 갔다. 언니도 인생에 이런저런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는 매주 어떻게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여기까지 인도하셨는지, 그 놀라운 이야기, 그 세심한 손길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탄했다. 알고 보니 T 언니를 위해 매일 기도하시는 이모가 계셨던 것이다. 이모는 T 언니가 부산에 내려오게 된 것도 복음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며 좋아하셨다.


T 언니는 애초에 업종 변경을 위해 쉬면서 공부를 하려고 부산에 내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9월에 갑자기 대전으로 다시 올라가게 되었다. 1년을 계획했던 공부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난 것이다. 모든 자격시험에 합격해서 더 이상 부산에 있을 필요가 없게 되어 집을 내놨는데, 그날 바로 집이 나갔다는 것이다.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야, 나는 너처럼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공부가 잘되는 것 같아. 맨날 술 마시고 노는 애들만 옆에 있다가, 이제는 술도 안 마시지, 성경 읽고 공부만 하니까 공부가 너무 잘되는 거야.”

언니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이 너무 귀하다.

어떻게 그렇게 바로 교회를 나오고 성경을 읽고 찬양을 듣고, 이전에 하던 모든 것들을 버리고 바꿀 수 있는지 신기했다.


언니가 대전으로 올라가던 날, 작은 송별회를 했다.

사진에 있는 4명은 공통점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한쪽 가슴이 없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샤워를 하는데 우리 둘째가 내 몸에 있는 수술 흉터를 보고 물어보았다.

“엄마, 이거 뭐야?”

“음…. 이거? 음…. 이건 예수님이 함께 하신 흔적이야.”


우리는 모두 우리 몸에 예수님이 함께 하신 흔적을 가지고 있다. 이 흔적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


T언니는 대전에서 좋은 교회를 만나 지금도 신앙생활을 잘하며 성장하고 있다.

언니가 1년만 부산에 살아보기로 한 것을 우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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