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1. [라라크루 목요일에 만난 자연] 뭉게구름
서울과 인천 지역에 한바탕 물난리를 터트린 비가 그친 뒤 화창하게 개인 하늘. 불과 며칠 전과 다르게 높아진 파란 하늘 가득 층층이 뭉게구름이 떠 있었다. 꽉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무료해진 나는 빠르게변하는 구름을 보다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어! 저기 1시 방향에 구름 봐봐. 구름이 움직이다 빵구가 났어. 도넛처럼 뚫린게 세 개나 있어"
"어디? 우와 진짜네. 엄마 그 옆에 구름은 토끼 같지 않아?"
"산에 구름 그림자 진 것 봐. 나는 구름 그림자가 신기하고 이쁘더라"
"나 여행 갈 때 구름 위로 날아갔는데 진짜 신기하고 이쁘긴 했어"
모녀의 대화에 운전 중이던 남편도 창밖을 보더니
"구름 진짜 많네. 저기 저 산 너머 구름은 대체 몇 층까지 있는 거야? 하나, 둘, 셋"
"뭉게구름 진짜 뽀송뽀송하게 생겼지? 한 번 만져보고 싶다. 비행기 타고 저기 관통하면 뻥하고 구멍이 뚫릴까?"
"음 구름 만지고 관통하고 그러는 거 아니야 큰일 나"
"으휴 갬성이라곤 맹맹이 콧구녕 맨치도 없어. 누가 이과생 아니랄까 봐"
♪푸른 푸른 푸른산은 아름답구나
푸른산 허리에는 구름도 많다
토끼구름 나비구름 짝을 지어서
딸랑딸랑 구름마차 끌고 갑니다
푸른 푸른 푸른산은 아름답구나
푸른산 그늘아래는 서늘도 하다
어깨동무 내 동무들 짝을 지어서
매엠매엠 매미소리 찾아 갑니다♪
어제 먹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못하는 내가 아직도 기가 막히게 기억하는 추억의 멜로디.
여름방학 때 들마루에 누워 동생들과 변하는 구름을 보며 온갖 동물들 이름을 갖다 붙이던 시절을 끝으로 구름을 이렇게나 오래 바라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다 그대로인데 왜 그동안 구름 보는 것도 잊고 살았을까?
여러분은 구름 하면 어떤 생각이, 어떤 느낌이, 어떤 추억들이 떠오르시나요? 그리고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잊고 지낸 추억들을 이번 기회에 소환해 보시면 어떨까요? 살짝 들려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