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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잊어버릴 기억

by 모아

애기 손톱 만큼 발갛게 물든

나뭇잎을 주워다 책갈피에 꽂았다.

책 켜켜이

혹시나 책을 보내면

다른 사람이라도 이날을 추억하라고

나도 모르게

잊어버리자

켜켜이 끼워둔 단풍이 들어간 책을

가장 먼 책꽂이에 꽂아둔다.

나도 잊어버려서 모르는 일이 되라고

나중 먼 나중

책이 내 것이 아니게 되면

그 사람도 이날을 추억하라고

나뭇잎을 책갈피에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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