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엄마를 만나 얘길 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되었지...
그 말 자체의 뜻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나를 후회하는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 것에 대해...
"걔는 내가 사는 게 이래서 안되는걸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걸 자꾸 끄집어내서 아픈 곳을 후벼 파냐고..."
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삶이 절대 헛되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기는데 내가 사는게 이렇다.라고 포기하고 후회하는 듯한 말을 해버리고 만 내가 나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나는 아주 긍정적이고 내 삶을 후회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는 그 시간에 차라리 미래를 고민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는 걸 잘 아는 아주 현명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면서 살았는데....
이렇게 정리해보면 또 그 까짓게 뭐라고 내가 별 것도 아닌 것에 고집을 부렸나 또 후회 따위를 하기도 하지만...
왜 나이가 들수록 후회가 스멀스멀 밀려오는 건지...
어차피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 이상 하기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나에겐 아주 사는 게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있다.
우리 집 수입의 한 달에만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처음엔 딸의 용돈을 두둑이 챙겨주는데 대한 그냥 내가 줄 수 없는 금액에 부담스러운 정도였는데....
점점 격차는 벌어져 지금은 본인도 예전에 우리가 같이 살던 자매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삶이 바뀌다 보니 그 생활에 더 익숙해진 듯하다.
돈은 사람을 그렇게 아래 위로 나누고야 말더라.
안 한다 안 한다 해도 코로나 전 그들은 여름이면 해외에 한 달 두 달씩 여행을 가고 서울 한복판 내가 아는 전세가가 아닌 지방의 값비싼 아파트 매매가 보다도 훨씬 더비 싼 전세를 살면서 별거 아니라고 우리를 위로 아닌 말을 한다.
사실 들어도 금액 기억도 어렵다.
나와 너무 동떨어져 감히 나는 상상도 못 하는 금액을 집값으로 내고 있었으니... 친정엄마는 극과 극을 다니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로는 별거 없다 하지만 마사지샵을 가고 종합병원을 개인병원처럼 드나들고 하루 종일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아침 점심 저녁을 외식으로 때우고 가끔 호텔에서 숙박과 조식을 먹고 그냥.... 내게는 모두 말하지 않아 아는 정도가 이 정도이다.
지방 변두리 작은 신도시 아파트에 겨우 입성한 나로서는 도저히... 그러니 사실은 반갑다가도 자주 만나고 싶지는 않게 된다.
처음엔 이런 나를 또 자책했으나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움이다 생각하려고 한다.
그런 가운데 가끔 전화 통화를 할라치면 신도시 내 송전탑이랑 의료폐기물 시설이 가까이 있는 그 동네에서 빨리 나오라는 말을 자꾸 한다.
나도 나가고 싶다.
하지만 실상은 이 동네 집값으론 다른 곳은 엄두도 못 낸다는 사실이다.
나름 여기서 이만큼 자리 잡는데도 우리 가족만의 노고가 컸고 나름 착실하게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 번씩 동생의 저런 대화에 감정이 휘말리다 보면 난 참 답답한 사람 딸아이의 건강은 돌보지 않는 사람 마치 딸아이가 아픈 것이 내 탓인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 있고 만다.
조카 생각해 일부러 하는 그냥 이모의 말이다.
기분 나빠하지 마라 하는데 그 말이 더 기분 나쁘다.
뭘 어떻게 할 수 없는걸 자꾸 얘기하면 나는 몹쓸 답답한 엄마라는 소리밖에 더 이상 무엇일까?
동생 아들에게 내가 용돈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해 그러나?
내 대화에 기분을 건드리는 말이 있었나?
정말 내가 얼마나 상처 받을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나?
별의별 생각이 꼬리를 물다
나는 힘없이 꼬리를 내리고 엉엉 울고 말았다.
그래 난 잘살지 않아 여유도 없고 하루하루 돈걱정해야 해서 에어컨도 맘껏 못 틀어
하지만 절약하고 조금씩 저축하고 힘들지만 가족과 함께 즐기고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내 생활을 왜 매번 흔들어 놓는 건지....
이처럼 힘 빠지게.... 만들 수 있는지.....
주는 돈을 넙죽넙죽 받아 쓰니 내가 자기도 모르게 조금 우습게 보이는 건 아닌지 이 또한 내 자격지심인지....
이 나이가 되어도 힘들다.
휴...... 창밖을 보니
천둥 번개만 자꾸자꾸 쳐대고 비는 오지 않는다.
무슨 조화 속인지 번개가 치면 천둥이 그리고 그다음은 비가 와야 하는데 비는 안 오고 날씨만 후덥지근하다.
내 우울함만큼
습도만 마구마구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