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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 Aug 14. 2023

여름, 한 조각



잘 익은 자두와 복숭아 그리고 수박이 생각나는 여름. 옹기종기 모여 수박을 먹곤 이가 시려하는 여름밤. 그 공기 하나로 모두가 기억할 수 있는 여름날. 뜨거운 입김이 나를 더욱 진하게 물들이곤 한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 혼자여도 고독해도 좋으니 혼자 맞이했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 누군가의 발걸음에 맞추지 않고 시선에 두지 않고 말하는 입술에 초점을 두지 않기를.


어디쯤 왔을까. 나는 더 먼 곳을 바라본다. 일렁이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보는 일. 낭만 가득한 여름을 맞이할 마음. 때가 왔다. 이기적으로 행복하길 바라는 여름을 새길 준비를. 느려도 좋다. 기꺼이 믿을 수 있는 마음은 용기뿐이니. 계절의 핑계로 그러길 소원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여름을 보내기 전 돌아보니 모든 건 사랑이었음을.

 

사랑과 사랑만 남기고 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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