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 전에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몇 가지 있고,
그중 하나는 담배를 끊은 일이다.
담배를 처음 피우기 시작한 것은 대략 스무 살쯤이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간 후 또래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고
놀고 술 마시고 하는 과정에서 담배를 배웠다.
처음에 한 모금 빨아들이는 순간 본능적으로 콜록콜록거렸고
머리가 팽 돌면서 어지러웠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담배 생활은 대학 생활 내내,
군 생활 내내, 직장생활 내내 이어졌다.
내가 피우던 그 당시는 지금보다 상당히 관대했었다.
고속버스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있었고
사무실에 계셨던 높은 차 부장님들 중 담배 피우시는 분들 자리에는
재떨이가 있었고, 막내 여직원들이 비워주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사무실에서는 못 피우고 회사의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서 피우긴 했다.
그러던 것이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인식 등이 확대되면서
흡연에 대한 사회적 압력도 점점 증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되기 시작했고,
사회적으로 금연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금연 캠페인이 벌어지면서 금연 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큰 아이가 태어나고 몇 년 후에 담배를 끊어보려 했었다.
아내와 큰 아이의 압력 등 여러 이유가 있었고
나 또한 언젠가는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온 이유도 있었다.
30대 중반 언젠가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끊었다.
무슨 패치, 금연보조제 이런 것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담배와 라이터 등을 없애고 무작정 금연을 시도했다.
처음 몇 시간이 힘들고, 하루 넘기기가 괴로웠다.
어찌어찌 하루 밤 보내고, 이틀 지나고, 사흘도 잘 넘겼다.
나흘이 지나 닷새째 되는 날
문득
'금연 별거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는 안되었다.)
그리곤...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몇 년을 더 피웠다.
그리고는 둘째가 태어났고,
큰 애와 아내는 다시 담배를 끊으라는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큰 애는 초등학교에서 뭘 듣고 왔는지
담배 때문에 아빠가 죽으면 안 된다고 펑펑 우는 거다.
결국,
다시 담배를 끊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번에는 날짜를 기억한다.
2010년 8월 31일 담배를 끊기로 마음을 먹었고
9월 1일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방법은 지난번과 같았다.
그냥 피우지 않는 것.
대신 회사에서 주변 동료나 선후배들에게 이야기는 했다.
"오늘부터 담배 안 피울 거니까 담배 피우러 가자고 하지 말아라."
막상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을 하고
담배 피우는 모임에 나가지 않으니 온갖 환영이 들리는 것 같았다.
아마도 몇 차례 뒷 담화는 있었을 거다.
그 무렵 내가 다니던 회사의 모든 부서원들이 임원부터 말단까지 담배를 피웠다.
아마 한 두 명 빼고는 다 피웠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툭하면 담배 피우러 가자고 해서 1층 흡연장에 모여서
담배 피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게 하나의 문화였다.
(퇴사는 했지만 최근까지도 그때 동료들과 만난다. 이제는 거의 다 담배를 끊었다.)
그러면서 나타난 증상은 엄청나게 졸렸다는 거다.
거의 며칠 동안 비몽사몽한 상태가 이어졌다. 엎드려서 두어 시간을 자기도 했다.
그런 상태를 거쳐 첫 금연 시도를 무산시켰던 5일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한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 지금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다.
중간에 회사를 옮기면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도 잘 버티면서 지금까지 잘 끊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다시 담배를 피우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담배를 끊으면서 좋은 일이 뭐가 있을까.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고...
개인적으로 느낀 몇 가지가 있기는 하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다른 장에서 적어 보기로 하고...
아무튼 20년 피웠고 16년째 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