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의 변화

잘 먹던 것 덜 먹고, 덜 먹던 것 잘 먹고..

by Midlife Lab

와이프는 철저하게 한식 파였다.

거의 매 끼 밥을 먹어야 했고, 담백하면서도 국물이 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을 좋아했다.


같은 밥을 먹어도 반찬 많이 나오고 찌개 나오는 식당을 찾아다녔고,

삼겹살이나 보쌈을 먹으면 곁들여 먹는 시래기 된장국을 좋아하고,

날씨가 쌀쌀한 날이면 뜨끈뜨끈한 콩나물 국도 잘 먹었다.

짧게든 길게든 외출이나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날 저녁에는 얼큰한 김치찌개나 감자탕 정도는 먹어줘야

여행의 피로와 느끼함이 사라진다고 믿었다.

회를 먹으면 얼큰한 매운탕은 반드시 먹어야 하고,

생선 조림에도 무조건 국물은 잘박 잘박 그 이상으로 있어야 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바지락이 듬뿍 든 칼국수는 먹어줘야 했다.

삼계탕은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

닭 한 마리에는 마지막에 죽이나 칼국수를 끓여서 먹어줘야 식사가 완성되었다.


물론, 가끔은 양식도 먹고, 일식도 먹고, 중식도 먹는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보면 한식의 압승이다.


이랬던 와이프의 식습관에 약 1년 전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유는 건강관리.


건강검진 결과 해마다 혈당 수치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고

집안 내력으로 당뇨 환자가 있는 것도 식습관에 변화를 가져온 원인이 되었다.


예전부터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는데,

그전보다 잡곡밥을 먹는 비율이 높아졌고, 콩도 더 많이 먹고 있다.


언젠가부터 아침식사에 밥의 양과 횟수를 조금씩 줄이더니만

아예 샐러드, 단호박, 방울토마토, 삶은 콩, 두유, 치즈 같은 것들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구운 계란도 잘 챙겨 먹고 있다.

간식으로 볶은 콩과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를 한 줌씩 먹고

그렇게 좋아하던 국물의 섭취양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었다.

밀가루 음식은 거의 끊은 듯하다.


평일 점심은 주로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는 것 같고,

퇴근 후 저녁에는 운동을 하면서 거의 먹지 않고 있는 듯하다.

내가 심심풀이로 맥주 한잔 마시면서 육포 같은 거, 먹고 있으면 와서 몇 개 집어 먹곤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함께 식사하는 경우,

아이들은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경우가 많아 점심과 저녁을 함께 먹는 편이다.

점심은 간단히 먹더라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나와 아이들은 아직 면 종류도 가끔 먹는데

와이프는 위에서 말한 샐러드와 토마토 등 다른 식재료로 간단히 먹곤 한다.

그러다 보니 저녁은 육류, 생선 등으로 비교적 잘 챙겨 먹으려 한다.


나는 아직까지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다만, 섭취양은 확실히 줄어드는 것 같고, 라면 같은 것은 그전과는 다르게

속이 약간 부대끼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손이 가다가도 멈칫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점점 자극적인 것보다는 담백한 것들에 더 손이 가게 되는가 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즐기는 것은

분명히 인생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 기능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날수록

건강을 위해 양보하거나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게 늘어나는 것 같아 아쉽다.


잘 챙겨 먹는 것도, 덜 챙겨 먹거나 포기하는 것도 건강을 위해서라니 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