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곳의 회사원 생활

잘 살아온 걸까?(6)

by Midlife Lab

(이전 글에 이어)


아내의 완곡하면서도 철저히 준비된 논리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나는

결국 "소방안전관리자 1급"이라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공부를 하기로 했다.


일 년에 서울을 포함한 각 지역에서 몇 차례 강습 교육이 있는데

나에게 가장 빠르고 적합한 일정을 알아보니 2024년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2주간

신설동역 인근에서 하는 강습 프로그램이었다.


접수는 2024년 2월 14일 오전 10시부터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날 그 시간에는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스위스 알프스산맥 어딘가에 있을 예정이고

시간은 새벽 2시쯤 된다는 거였다.

(우리는 2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약 3주간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4개국 서유럽 배낭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래서, 다른 곳을 알아보니 우리가 여행 떠나기 직전인 2월 1일에 신청 접수하는 과정이 있었고,

교육 장소는 인천과 수원이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교육기관인 소방 안전원의 담당자와 통화해 확인해 보니

일단 교육 신청을 한 이후에 장소 변경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결론은 여행 가기 전에 인천에 접수를 했고, 스위스 융프라우 인근 숙박지에서

새벽에 노트북을 켜고 장소를 서울로 변경을 했다. (참 여러 가지 한다.)

1급 강습교육은 2주간에 48만 원.


2월 말에 서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집에서 쉬면서 구직활동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예정된 3월 25일부터 2주간 신설동 인근에 위치한 소방 안전원 동부지부에서

소방안전관리자 1급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9시부터 18시까지, 중간에 점심시간 1시간 제외하고 8시간을 학습했다.


첫 1주는 이론교육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소방안전 관리 제도, 소방 관계법령, 건축 관계법령, 소방학 개론, 위험물/전기/가스 안전 관리,

공사장 안전 관리 계획, 화기취급 감독, 종합방재실의 운영, 응급처치 이론과 실습 등의

내용을 강의했다.


그다음 2주 차에는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소방계획 수립, 소방안전에 필요한 소방계획서 등 서류의 작성,

각종 소방시설에 대한 실습, 화재 시 초기 대응과 피난 등에 대한 내용을 실무 위주로 진행했고

2주 차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는 과정 내용을 종합해 시험을 보게 되었다.


시험은 모두 2개 과목 50문항으로 과목별 40점 이상, 평균 70점 이상이 되어야 했다.


시험은 시험이라고 나름 스트레스가 있었고, 기왕 내 돈 들여서 시작한 것이니 당연히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시험지를 받아 들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 시험 직전에 실습 겸 교재에 나온 예상문제를 풀면서 수업을 했는데,

그 부분에 제법 많은 문제가 나왔다.

몇 문제는 일반 상식 수준에서 알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도 나왔다.


결과는... 합격!!!


문제를 풀고 답안지를 제출하면 약 30분 정도 후에 채점 결과를 알려주면서

개별로 합격과 불합격을 알려준다.


2주간 수업받은 강의실에 대략 50여 명 정도가 있었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약간 안 되는 인원이 합격하고, 나머지는 떨어진 듯했다.


결과를 확인하고, 1만 원을 내면 그 자리에서 소방청장 명의의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증을 발급해 준다.


다행이었다.

사실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붙었다.


돌아오는 길.

시간도 남고 해서 조금 걸으며 생각을 해 보았다.

자격증을 따긴 했는데, 그렇다고 당장 소방안전관리자로 취업이 될까?

잘 모르겠다. 그 분야로는 이력서를 써 본 적도 없는데...

게다가 실무 경력은 하나도 없고...

자격증을 따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당장 뭐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뭔가 하나의 과정을 넘어갔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다음은 또 어떤 걸 해 봐야 하나...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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