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사원 생활

잘 살아온 걸까?(1)

by Midlife Lab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라는 데를 다니기 시작한 게 90년대 중반이고

지금은 2025년이니 햇수로 치면 30년이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세 번은 변했겠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중간에 공백기간도 있었고

여러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고용보험 가입 이력만 놓고 보면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10년 정도까지...

대략 10개쯤 되는 회사의 경력이 뒤엉켜 있다.

누가 봐도 꼬일 대로 꼬였다.


처음 들어간 회사가 IMF로 인해 어려워지면서 5년 만에 제 발로 걸어 나와 다른 길을 찾아보겠노라고

좌충우돌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살다 보면 부지기수로 듣거나 해 봤을 법한 그런 말들이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잘 나갈 때 조심해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적군과 똘아이는 어디나 있다."

"누군가 한 명은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아라."

...............................


대부분 어려운 시기에 용기를 갖도록 격려하거나 좋은 시절에 조금 더 겸손하라는 그런 말들인데...


요즘 와서 느끼는 건.. 정말 다 맞는다.

그리고 지나온 과정에서 돌아보면 다 겪은 것 같다.


졸업 후 나름 대기업이란 데 들어가서는 조금 우쭐(?)해 하면서 회사원 기분을 내고 왔다 갔다 했다.

나름 막연하지만 회사에서 꿈도 있었고, 주변의 선배 분들, 동기들과 친하게 잘 지내면서 일을 배우고

사회를 배웠다.

하지만, IMF로 인해 어려워진 회사에서 불안하게 다니기보다는 다른 회사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퇴직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시 취직하면 되지 하는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다.


5년을 다니고 나와 새로운 회사로 옮기게 되었고, 기존과는 다른 분야의 신설 벤처회사다 보니

새롭게 배우는 것도 있었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과거보다는 나아 보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무직과 기술직의 갈등을 경험했고, 적은 규모의 자본금과 오너의 독단적인 의욕(?)만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결국 3~4년 만에 내부 갈등, 기술적 차이, 영업력의 한계, 매출 부진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결국은 자금난에 빠지게 되고 직원들도 하나 둘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나 역시도 도와달라는 대표의 간청에 따라 거의 마지막까지 남았지만 결국 몇 달의 월급과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나올 수밖에 없는 처참한 상황에 처하게 '어, 이건 아닌데...' 하는 좌절감을 맛보았다.


세 번째는 헤드헌터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게 되지만, 성격이 맞지 않는 상사로 인해 인간적인 힘듦을 경험한 후 권고사직을 경험하게 된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는 나이로 인해 재 취업의 벽이 더 높아지면서 이력서를 내고도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줄어들어감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꾸준히 재 취업의 문을 두드린 결과 한번 더 대기업으로의 재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다. 네 번째 이직이었다. 이제는 제대로 뭔가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고 자존감도 회복하면서 정말 열심히 그리고 어떤 사명감과 명예 같은 것도 느끼면서 거의 10년 가까이 일을 했다. 하지만... 또다시 닥친 불행.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 등이 얽히고설키면서 회사의 경영 상황은 매년 조금씩 조금씩 끝이 없는 바닥으로 내려갔고, 결국은 구조조정에 의한 퇴직을 또다시 경험하게 된다.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 했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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