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온 걸까? (5)
(이전 글에 이어)
지난 글에서 언급한 여덟 번째 직장을 2023년 12월 말로 그만두게 되었다.
9번째 직장을 위해 구직활동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당신, 구직 활동은 잘 돼요?"
"뭐...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쉽지는 않네. 그래도 뭐 하나 걸리지 않겠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마리는 풀려가지 않고 있던 상황이다.
"오해는 하지 말고... 우리 회사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소방안전관리자'라는 게 있다는데
당신 같은 중년의 퇴직자들이 많이 한대요.
강습 교육을 몇 주 받고 시험 보면 딸 수 있다고 하는데
한번 해보는 게 어때요? 그게 3급, 2급, 1급, 특급이 있는데 기왕 할 거면 1급이 낫고...
일단, 그거 먼저 하고 그다음에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라는 자격증을 따 봐요.
회사에 있는 사람들한테 들어보니 다른 자격증보다 수월한 편이라고 하던데...
그 정도 준비하면 퇴직자들이 '시설관리직'으로 직종 전환해서 취업하는데 좀 낫다고 하더라고..."
"........."
"당신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는 알겠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그쪽 분야가 재개될 가능성은 없잖아.
또, 당신 나이에 사무관리직으로 재취업하는 것도 이제는 어렵고...
내가 보니까 당신이 문과지만 집에서 보니 이것저것 고치는 것도 제법 하는 편이고,
눈치도 있고, 손재주도 있고, 사람들하고도 잘 어울리는 편이고....
산업안전 자격증도 있고...
그리고, 처음엔 힘들지만 1년, 2년 경력 쌓아서 하다 보면 그 분야에서도 관리직으로 갈 수 있고,
나이 먹어서도 오래 할 수 있다니 마음만 잘 먹으면 될 거 같은데...
그쪽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서류작성이나 행정업무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게 잘 안된다는데, 당신은 그런 거는 다 잘하잖아."
누가 여자를 감정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내가 이리저리 뺑뺑이 돌면서 회사 생활하는 모습이 안되었는지 여러 생각을 한 모양이다.
저 정도까지 이야기할 정도면 여기저기서 알아보고 주변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나름의 준비를 철저히 하고 이야기를 한 거다.
"에이,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해?" 하는 식으로, 뭐라 반박을 할 수 없었다.
"알았어요, 나도 좀 알아보고 생각을 해 볼게요?라고 은근슬쩍 넘어가 보려 했는데,
한마디 덧 붙인다.
" 2월 초에 소방안전관리자 강습시험 접수를 하고, 4월부터 하는 게 있대요.
동대문인가 신설동인가에서 한다니까 집에서도 가깝네.
접수부터 하고 우리 2월에 유럽 여행 가기로 한 거 여행 다녀와서 그것부터 하는 게 어때?
이 정도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안 하면 안 된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