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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롭테크 3사의 AI에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직방, 다방, 네이버페이 부동산은 어떻게 AI를 서비스에 녹여냈을까?

by 지은

2025년 하반기, 국내 프롭테크 시장에서 흥미로운 패턴이 감지되었다. 직방, 다방, 네이버페이 부동산이라는 빅3 플레이어들이 불과 5개월 사이에 연쇄적으로 AI 기반 매물 탐색 기능을 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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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6일: 네이버페이 부동산 'AI 집찾기' 베타 서비스 개시

2025년 10월 29일: 다방 'AI 방찾기' 출시

2025년 11월 24일: 직방-호갱노노 'AI 중개사' 런칭


세 플랫폼 모두 '베타' 또는 초기 버전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가장 먼저 출시한 네이버페이 부동산의 AI 집찾기는 6월 베타 출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기능과 UX가 개선되고 있어, 사용자 피드백과 행동 데이터를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3가지 AI 어시스턴트에 같은 입력을 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부동산/경제에 관심 많은 PM의 재미난 실험(?)겸 분석 시작!


1. 직방 AI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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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에서 한 가지 눈에 띄었던 점은 AI 중개사가 "아파트" 탭에만 존재했다는 점이다.

직방에서 아파트 탭에만 AI 중개사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여러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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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이터 품질과 구조화 수준의 차이

아파트는 단지명, 평형, 층수, 세대수 등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정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AI한테 학습시킬 데이터셋을 구축하는데 수월했을 것이다.


2. 거래 금액이 크고 의사결정 기간이 김

AI중개사 기능은 수익성을 바라보고 만든 기능은 아닌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거래 금액이 크고 AI 추천의 가치 제공 효과 높은 아파트 매물에 먼저 도입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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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AI중개사의 서비스 플로우는 다음과 같다.

직방의 중개사는 "제나"라는 이름도 보유하고 있다.

뒤이어 나올 타 어플과 차별점은 유일하게 AI 중개사 사용에 제한이 걸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내용은 글 하단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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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AI 중개사는 일반적인 채팅형 AI 같은 응답 구조를 출력했다.

서론으로 시작해서 매물을 3개 추천해 주고, 종합적인 요약을 제공한다.


직방은 일반적인 채팅형 AI 응답 구조를 채택했다. GPT와 유사한 친숙한 인터랙션 패턴이라 새로운 경험은 아니었지만, 학습 곡선이 낮아 초기 사용자 진입장벽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네이버페이 부동산 AI집찾기


프롭테크 시장의 강자, 네이버페이 부동산은 어떻게 AI를 서비스에 접목했을까?

서비스 구조는 개인적으로 3개 어플 중에 가장 직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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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탭을 누르면 상단에 "AI 집찾기"를 통해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네이버 부동산은 일주일에 5회 질문권을 제한해 두었다. 남은 질문권은 이월되지 않으니 바로 사용하라는 안내까지 집찾기 진입 시에 확인할 수 있다. 이월 불가 정책은 사용자에게 "지금 사용하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제공하여 활성 사용을 유도한다.


AI 기능을 도입하는 관점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생성형 AI를 사용해서 프로덕트를 제작하다보면 AI 토큰은 정말 돈 먹는 하마이다.

즉, 유저들이 'ㄱ' 한 글자만 입력해도 AI는 돌아가고, 이는 곧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작하기를 클릭하고 가격, 가족 구성, 지하철역 등 구체적인 내용을 입력하면 더 정확한 응답을 얻을 수 있다는 안내가 있다. 6월부터 진행된 베타 테스트 결과, 사용자들이 굉장히 추상적인 인풋을 입력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AI는 더 구체적인 인풋을 줄수록 상세한 아웃풋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기획적인 측면에서 잘 잡아주는 균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안내 문구를 써놓았지만, 40% 정도의 유저는 추상적인 조건을 입력할 것 같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아이디어 측면에서 신축 VS 구축 이렇게 택 1의 구조로 몇 번의 문답 후에 AI 집 찾기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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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응답 결과가 가장 직관적인 것도 네이버였다. 사용자가 찾는 매물을 번호 순대로 알려주고, 매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카드 UI 형태로 넘겨서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정보를 누르면 해당 아파트 상세 페이지로 이동한다.

응답 하단에는 '매물지도에서 더 많은 매물보기', '추가 조건으로 더 상세한 응답 유도하기'로 CTA까지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다.

채팅형 UI의 AI 사용 경험은 너무 익숙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이렇게 카드 UI로 정보를 한번 더 감싼 뒤 보여주니 마치 진짜 정보를 찾아서 나에게 가져다주는 느낌이 들어서 사용자 경험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3. 다방 AI 방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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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의 AI 방찾기는 다른 두 서비스들과 다르게 "검색 경험"과 맞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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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의 AI방찾기는 홈 검색바 또는 매물 유형 클릭 후 검색바에서 진입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직방이나 네이버와 달리 AI 기능을 메인 화면의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언뜻 보면 AI 기능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매우 전략적인 의사결정일 수 있다. 다방의 주 타깃에 대해 공식적으로 분석된 자료는 없었지만 원룸/오피스텔 매물에 강점이 있는 만큼 2030 세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30 세대는 원룸, 오피스텔 등 비교적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매물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에게 "부동산 매물"을 찾을 때는 전통적인 필터 기반 검색이 이미 익숙한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았을 수 있다. 따라서 AI 대화형 검색이 기존 검색 경험을 대체할 만큼 압도적인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섣불리 메인 진입점으로 두지 않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합리적이었을 수 있다.


다방은 일주일에 10개의 질문권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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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순수 채팅형 UI가 아닌 카드형 UI를 채택하여 매물을 정렬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와의 결정적 차이는 이미지를 카드 내에서 압도적으로 크게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선택이 아니라, 다방의 핵심 사용자층인 매물 탐색자들의 의사결정 패턴을 정확히 이해한 전략적 UX 설계였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프롭테크 앱과 AI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현재 시점의 진단: AI는 도구인가, 패러다임인가?


세 플랫폼의 AI 도입 전략을 분석하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AI가 프롭테크의 본질을 바꾸고 있는가, 아니면 기존 경험을 개선하는 도구에 불과한가?"이다. 2025년 말 현재에는 AI 매물 찾기는 아직 "Nice to have"이지, "Must have"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네이버의 주간 5회 제한과 다방의 주간 10회 제한은 AI가 여전히 비용이 많이 드는 기능임을 보여준다. 직방이 AI 검색을 무제한을 제공하면서도 아파트에만 국한한 것은 범위 확장에 대한 신중함을 반영한다.


하지만 프롭테크 산업에서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가 향후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AI 매물 찾기는 "검색 편의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프롭테크의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허위매물 판별

전세사기 리스크 평가

실거주자 리뷰의 진위 판별

향후 시세 변동 예측의 신뢰성

숨겨진 하자나 법적 문제 사전 감지


네이버페이가 향후 중개사 연결부터 관련 대출 등 금융상품 찾기까지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을 밝힌 것처럼, AI의 진가는 "찾기"를 넘어 "거래 판단 지원"으로 확장될 때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부동산 매물 기록 어플을 운영하며 다양한 부동산/경제 뉴스를 접하고 있는데 이를 시기별로 기록해서 프롭테크 어플의 변화와도 연결 지어 보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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