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간병일지] 불로초 전쟁(1)

먹이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부탕카멘



시아버지와 남편은 사이가 좋지 않다.


겉보기에는 각자 예의를 지키지만

불신과 서운함.

기대와 실망 혹은 포기가 이 두 사람의 기본자세이다.


사이가 좋을 리 없다.


시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명예적으로도 성공하셨고 또한 엄하셨다.


아버지의 기에 평생 눌린 남편은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가업을 잇는 형태로 아버지 곁에 남았으나 항상 경영방식과 사생활문제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제삼자가 옆에서 보면 간단히 해결책이 보이는 문제도

당사자가 되면 결코 풀 수 없는 실타래처럼

자신을 옥죄이는 문제가 된다.



술과 담배도 하지 않는 남편은

아버지와 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암의 원인일 것 이라며 자주 이야기 했다.



나는 속으로 '그건 핑계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라고 종종 생각했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과

(최근 나에게는 싫은 소리를 무척 잘한다.

크레이지 치와와 맥스 콤보)

아버지에게 거스를 수 없다는 중압감이

돌덩이로 변해 암으로 발전했겠구나 싶었다.



시아버지는 삶을 충실히 야망 있게 살아오신 분이다.

대외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성공하셨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셔서 본인이 전립선암에 걸렸을 때에도 "암 따위가 나를 멈추게 할 수 없다"의 강한 신념으로 1년도 채 안되어 완치되셨다.


심지어 방사선 치료 기간에도 개의치 않고

본인 관련 업종의 심사위원 참석을 위해 제주도 방문도 꽤 자주 하셨다.



나의 시선으로 보기에

아버지는 아들을 무척 사랑하신다.

표현에도 왜곡이 없다.

다만 모든 말투가 훈계조이긴 하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시는 듯 하지만.



그럼에도 남편은 아버지의 거의 모든 이야기를

잔소리나 혹은 자신의 책무로 느낀다.


병상에 누운 현재까지도.



병원비를 부모님에게 의지해야 하는 현 상황이

남편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두 번 반복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래서 이 불로초 전쟁은 5년에 걸쳐 일어났고

25년 현재, 아들이 5승 아버지가 5패이다.


아버지가 챙겨다주신 이세상 모든 암이 낫는다는 민간요법을 남편은 한번도 받아드린적이 없다.



하지만 아버지 또한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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