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가정교사 서문

권력자에게는 왜 가정교사가 필요한가

by 나팔수

서문

― 권력자에게는 왜 가정교사가 필요한가


대통령의 리더십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공공의 문제다.

대통령은 한 사람의 인간이지만,

그가 내리는 결정과 발언, 침묵과 분노는

한순간도 개인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대통령의 판단은 곧 국가의 방향이 되고,

대통령의 실패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지나치게 개인의 자질 문제로 축소해 왔다.

능력이 있는가, 말은 잘하는가, 추진력이 있는가.

이런 질문들은 중요해 보이지만,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을 가려버린다.

대통령의 능력은 누구를 위해 쓰이는가.

그 능력은 공공을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권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는가.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청와대 가정교사’란

대통령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정책을 대신 설계해 주는 참모도 아니고,

여론을 관리해 주는 전략가도 아니다.

이 가정교사는 단 하나의 역할만을 맡는다.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끝까지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존재.

대통령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무능이 아니다.

오히려 확신이며, 고립이며,

자기 자신을 국가와 동일시하는 순간이다.


역사는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국가를 위기에 빠뜨린 리더들은

대부분 “나는 옳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결단의 크기로 평가되기 전에

어디까지 스스로를 제한할 수 있는가로 먼저 판단되어야 한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보다,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를 아는 감각.

그 감각이 사라지는 순간,

리더십은 권력이 되고

권력은 곧 사유화된다.

이 책은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또한 대통령을 미화하거나

위대한 지도자의 초상을 그리기 위해 쓰인 책도 아니다.

이 책은 단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앉은 한 인간에게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해 시작된다.

당신의 리더십은 지금 공공을 향하고 있는가.


동시에 이 책은 국민에게도 묻는다.

우리는 과연 어떤 기준으로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를 선택해 왔는가.

선거는 있었지만,

리더를 판별하는 기준은 충분했는가.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제도를 떠받치는

시민의 판단 기준이 무너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형식만 남는다.


이 책은 대통령에게 주는 과외이자,

국민에게 건네는 판별 기준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를 말하기보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먼저 가르치려는 시도다.


가정교사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러나 기준은 남아야 한다.

대통령은 바뀔 수 있지만,

리더를 바라보는 눈은 바뀌지 말아야 한다.

이제, 수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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