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바람을 가슴가득이 마신다
“구김살 없는 햇빛이 /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 어머니 /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 욕심 때문에 / 잃었던 시력을 찾아 / 빛을 향해 눈뜨는 /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 < 5월의 시 / 이해인 >
5월은 신록의 달이다. 수필가 이양하교수(1904~1963)는 “어린애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가는 이산 저산, (---)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수필 <신록예찬> 중에서) ”이라고 5월을 예찬했다. 그러나 ‘축복의 햇빛’이 쏟아지는 5월 속에 있으면서도 그러한 ‘축복’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진주도 모르는 사람에겐 그냥 유리구슬일 뿐이다. 아니, ‘욕심 때문에 시력을 잃은’ 탓 아닐까. 욕심은 사람이 살아가는 힘을 공급 해주는 동력원이다. 꼭 필요한 활력소이다. 그러나 욕심 주머니는 채울수록 커지는 마술 주머니처럼 끝이 없다. 욕심 주머니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5월을 살면서도 축복을 만나지 못한다.
연둣빛 신록이 가득한 5월 숲길을 맨발로 걸으며 가슴 깊숙이 축복의 바람을 마신다.
“풀잎은 풀잎대로 / 바람은 바람대로 / 초록색 서정시를 쓰는 5월 //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 < 5월의 시 / 이해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