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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Jul 11. 2024

네트워킹 (Networking)

인터뷰 속의 MSG와도 같은 것

내가 미국에서 이직을 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해 본 미국은 Networking이 생활 자체에 녹아져 있고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아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회사의 연례행사나 (ex. 피크닉,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자녀의 생일파티, 놀이터 모임에서 부모들은 네트워킹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아이들은 미끄럼틀만 있어도 땀을 뻘뻘 흘리며 논다.) 나로서는 사실 이 상황이 어색했다. 뼛속 깊이 순두부찌개 내음이 박혀있는 토종 한국인으로 "네트워킹"이라 쓰며 적극적인 "구애 시간"이라고 읽는 이 시간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싫어도 어쩔 도리가 없다. 나도 한 아이의 아빠인데, 불편하다고 기피하기만 할 수는 없다. 적극적인 스탠스로 구애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사실 큰 전환점이 됐던 이벤트가 있었다. 내 짝꿍께서는 미국 회사 친구들이 꽤 있는 편인데 (한국 지사에서 이미 쌓아둔 인맥) 그들과 점심 식사 한번 했더니 상무한테 나를 추천해 줬다. 난 Supply Chain 업무를 10여 년 이상 해왔고, 누구나 아는 한국 대기업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추천해 줬을 것이라 짐작한다. 거기서부터 나의 네트워킹 여정은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


다수의 상무(VP)와 informational call을 진행했고, 심지어 그 당시 한창 진행 중이던 면접자리에 나를 끼워 넣어주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VP들이 신경 써준 인터뷰에서는 단 1건도 최종 오퍼를 받은 경우는 없다. 결국 VP가 아무리 찔러줘도 그 밥상은 내 손으로 떠먹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수많은 인터뷰, VP, Director급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 프로필이 점점 다듬어졌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그 내용을 연습하고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가 돼 갔다. 결국 서서히 자신감이 붙은 게 아닐까?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채용을 위해서 개인 업무 능력은 기본 소양일 것이다. 다만, 나 같은 외국인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미국 채용 절차와 문화의 이해, 그리고 자신감이었다.


평생 이런 네트워킹 경험을 쌓아온 미국인들은 자기소개 기회만 주어지면 에미넴처럼 랩과 비트를 쪼갤 것이 분명하다. 약간은 부럽다. 하하


그럼 위에서 언급한 자신감을 쌓아온 구체적인 방법, 즉 테크니컬 한 부분도 터치해보고 싶다. (사진 참고)


Networking 은 그럼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물론 나처럼 운이 좋게 서로의 짝꿍에게 의지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우리는 SNS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LinkdIn은 네트워킹에 최적화된 포맷이다. 다양한 검색을 통해서 내 주변을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target이 될만한 사람을 정하고, 바로 메시지를 보내라. 간단히 절차를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검색 창에 업무, 타이틀, 회사 등으로 검색하기

People 클릭하기

상세 필터에서 지역, 전회사, 현회사 등을 활용해 target 추려내기

이때 물론 학교를 검색해 (미국 대학 졸업자에 해당) Alumni 네트워킹도 가능

Target을 5명 정도 간추렸으면 메시지 보내기

15분 정도 짧은 전화 통화를 요청하기 (아래 메시지 예시 참고)

메시지 예시: Hi John, I was researching the marketplace and came across (회사 이름, ex. Amazon) as an employer of interest. I wanted to know more about (채용공고 내 포지션 이름, ex. Senior Supply Chain Manager) at Amazon so could you have a short phone call (10~15 mins) with me? Your insight would be very helpful to me. Thanks,


내가 목표로 하는 회사의 채용공고가 떴을 때, 난 위와 같은 작업을 반복해 통화 혹은 메시지 주고받기를 반복했다. 현직자, 전 현직자에게는 회사 정보, 현 채용공고가 나온 이유 (전임자 퇴사, 팀 이동 등), remote 여부 등 정보를 최대한 끌어냈다. 실제로 최종합격한 제약회사의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네트워킹이 빛을 발했다. 네트워킹을 통해 연락된 제약회사 전 현직자는 내가 지원한 자리의 역할, 맡게 될 제품군까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난 빠르게 제품군에 대해 공부도 해보고, 그들의 Supply Chain 구조도 알아보며 스스로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최종 면접 바로 전날 저녁 전 혁직자와 연락이 닿았고 약 2시간 동안 제품에 대해 공부했었다. 그 덕분에 최종 인터뷰에서 좋은 대화가 오갈 수 있었다.


결국은 내가 경험한 것은 네트워킹이란 시간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감을 쌓아가는 것이 key point였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1~2시간 제품군을 공부한 게 interviewer 입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까? 또 보잘것없는 이 몸뚱어리가 15분 만난 인맥을 통해 최종 오퍼까지 큰 영향을 미쳤을까?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은 Maybe not이다. (물론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구독자 분들은 더욱 활발히 이를 활용하시길 추천드린다.) 그저 전화 연결해 가면서, 정보들 모아가고, 반복적으로 인터뷰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는 것이 나에겐 중요했다고 보인다. 물론 내 성격이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개인의 특징에 맞춰서 네트워킹을 활용 및 해석이 필요하다.


이 글에 나의 모든 네트워킹 사례를 소개하기는 너무 지루할 것 같다. 한두 명과 informational call을 시작으로 약 4개월 동안 계속해서 또 다른 사람들과 면접, informational call 등이 진행됐기 때문에 사실은 부담스러울 정도의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다단계처럼 늘어나는 면접 기회가 fortunate 하기도 했지만 누군가에겐 상당한 스트레스일 수도 있으니 본인의 역량과 의지가 허락하는 대로 네트워킹의 바다에서 항해하시길 구독자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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