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기록장 : 뻔뻔함이란 능력
이틀 연속 회식을 하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들어오더니 오늘은 금요일이라 주말을 앞두고 몸사리기를 하는 듯 일찍 귀가했다.
그 어떤 변화도 감정도 없는 그 얼굴이 꼴 보기가 싫어서 등짝을 때렸더니 당황스러운 얼굴로 쳐다보는 남편에게 손가락이 부러져서 회식한다고 연락 한번 못 했냐고 말을 했다. 물론 변명도 설명도 없다.
그래, 남편답다. 요즘 그는 정말 한결같이 별로다.
이젠 정말 보고 있으면 속이 울렁거린다.
늘 본인은 진실만 이야기하고, 논리에 맞는 이야기만 하는 듯 착각하지만 너는 모순 덩어리이다.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게 불륜으로 배우자를 무시하는 인간들이다. 이혼을 한 후에도 남편이 부디 정말 오래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삶의 무게를 가득 짊어지고, 되도록 재미없게 살아가길.. 가족의 정이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눈감는 그날까지 절대 깨닫지 못하기를 보기 싫은 그 얼굴을 쳐다보며 마음속 주술처럼 외워본다.
매일 저녁 아빠가 일찍 오는지 같이 밥은 먹을 수 있는지 기다리는 아들이 마치 먼 여행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다.
남편 본인만 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오피스연애는 나뿐만 아니라 10살인 아들에게도 눈에 가시처럼 거슬리는 것이다.
오늘도 남편은 기분이 좋다.
난 남편을 보는 순간부터 속이 뒤틀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내 불면증을 시어머님은 내가 예민해서라고 하신다. 심지어 오늘은 한약도 지어주셨다. 병은 어머님 아들이 주고, 약은 어머님이 주시는 것 같아 한의원을 나오며 혼자 슬쩍 웃음이 났다.
지옥 같은 주말이 또 다가왔다.
밉상인 남편이 또 어떤 미운 짓을 해댈지 걱정이다.
잠이 들면 깨지 않길, 내일은 없길
오늘도 간절하게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