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블로그
7년 만에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갔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한참을 헤매야 했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의 먼지를 털어내듯, 블로그에 접속한 순간,
그간 잊고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미국에서의 5년, 그리고 한국에서의 3년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다시 돌아온 이곳에서 나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
블로그에 남겨진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니, 과거와 현재가 서로 얽히는 것 같았다.
5년의 미국 생활 후 귀국해서 3년 가까이 한국 정착하느라 들어와 볼 시간. 용기조차 없었다.
쭉 둘러보니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른다.
그동안 몇몇 이웃들이 찾아왔던 흔적들이 있는 거 같다.
그러다 주인 없는 빈집에 내가 반기는 손님은 없었던 모양이다.
21년 목표 설정 후 귀국해서 세팅하고 트레이닝하고 22년 목표를 이루어 시작하고 정신없는 1년이 지나고
23년이 되었다.
돌아보니 22년 한 해 동안 지난 5년 동안 했을 법한 일들을 한 번에 몰아쳐서 한 거 같다.
40대가 되면서 나는 목표를 정해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도장 깨기 하는 것처럼 쳐내기 시작했었다.
예를 들면 앞으로 1년은 처갓집에 효도하기
다음 1년은 부모님께 효도하기, 효도란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해야 되는 거지만 좀 상징적인 것들을 목표로 넣었다.
해외여행 보내주기. 밍크코트 사주기, 차 바꿔드리기 등...
남들에게 잘난 아들 두었다고 자랑할 만한 것들 위주로...
어쩌면 미국 생활이 길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있었다.
나의 성격상, 나는 환경에 올인하는 스타일이었다. 적응력이 좋다는 표현을 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거를 쉽게 잊어버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때의 나를 붙잡고 있었던 것들이 단순히 환경에 대한 지나친 몰입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으려 한다..
어찌 됐든 나는 지금 한국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있다.
막상 1차 목표를 이루었으나 다음 목표를 아직 구체적으로 설정해 두지 못한 상태라
어수선한 상태로 연말에서 설날까지 들뜬상태로 온 상태이다.
요즘 들어 주변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예전처럼 그저 호기심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체험을 정리하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나는 일기와 에세이의 중간쯤 되는 형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저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이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서너 권 주문해서 읽고 있다. 어릴 적엔 그의 글이 약간 불친절하고,
세련된 것처럼 느껴졌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면 생각보단 담백해서 좋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도 잘 살게 되고 나도 그 혜택 속에서 다양한 경험들에서 다시 보니
생각보다 솔직, 담백하다고 해야 할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습관이 지치지 않는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그 말을 읽고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연 나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을까?
무라카미가 말한 것처럼, 나는 이제부터라도 나를 위한 좋은 습관을 만들어 가고 싶다.
그것이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그 습관들을 통해 앞으로의 목표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