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저녁

by meiling

직업 특성상 늘 초저녁이면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누군가와 함께 저녁을 먹거나 아무 생각 없이 거리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나의 저녁은 언제나 붐비는 도로를 뚫고, 다시 일터로 향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이 낯선 도시의 저녁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깊어지는 밤의 풍경을 바라본다.

바람에 실린 이 도시의 습도와 냄새, 자동차 불빛,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모습,

모든 게 괜히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그런 저녁.

이런 시간이 내게도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고,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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