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쓰임이 있다.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by 숨의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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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미사를 보다가 눈에 띈 말씀이 있었다.


'정주하다'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정주하다는 것은 단지 한 장소에 머문다는 의미 말고도

더 깊은 뜻으로 생각해 보자면

'마음의 정주'

새롭고 더 좋은 것을 얻으려고 끊임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지 않고,

마음이 한 곳에 고요히 머무는 마음.


신앙적인 의미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삶의 모습으로 비쳐 볼 수도 있다.


이 말, 저 말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에 흔들리는 자신을 보게 되거나

혹은 지금도 충분히 충만한 삶을 살고 있지만,

더 좋은 것을 바라며,

현재의 삶을 바꾸려고 하는 모습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식물들도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모종이 되면, 적당한 곳에 옮겨 심게 되는데

좋은 흙, 좋은 화분이 생겼다고 해도 계속해서 식물을 옮겨 심는다면,

그 꽃은 건강하게 자라기가 어렵다고 한다.


마음 또한 정주하지 못하고 이곳, 저곳 옮겨 다닌다면

건강하게 자라나기 어렵지 않을까?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더 좋은 것이 보이더라도

그곳에서 온전히 머물러보는 삶을 살아보는 것이

단기간에 완전히 이루려 하는 것보다는

단단한 삶으로 완성해 가는 점진적인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너를 너의 밖에서 구하지 말라.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산다면,

그 길을 나아가는 여정은

무엇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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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끝에서 과거의 날 바라볼 때,

무슨 생각을 할까? 생각해 보았다.


후회가 되는 일도 있을 거고,

"참 좋았었다" 생각하는 일도 있을 거다.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고 과거를 회상하거나,

정말 여운 없이 쿨하게 떠날 준비가 되어있을 수도 있겠지.


인생의 끝...


오지 않을 것 같은 순간이자 꼭 오게 되는 그 순간,

난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 생각을 해보았다.

확실한 생각은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


살면서 겪어나가는 모든 일들이 모여 언젠간 다 쓰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삶에서 후회라는 건 남겨 놓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공황증상'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순간이 있어

'살아있음'이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는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비록 힘들지만, 그 경험이 없었다면

늘 그렇듯 변함없이 그 자리에만 머물러있고

지금의 난 없었을 거다.


인생은 파도타기와 비슷한 것 같다.

거센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위험 속에서도

파도가 있어야 파도타기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인생 또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잔잔한 물결은 편안함을 주지만

어떠한 자극도 없으면,

발전도, 희열도, 성취감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거센 파도가 밀려와도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물속으로 들어가

그 파도를 타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결국은 그 파도를 즐길 줄 아는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들임을 마음속에 되새겨본다.


각자에게 오는 시기와 모양은 다르겠지만

자신을 믿는 신념과 기꺼이 물속에 내 몸을 맡길 용기가 있다면,

언젠간 그날은 분명히 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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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쓰고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물건들로 예술작품을 만든 걸 본 적이 있다.


그저 쓰레기로 길거리에 버려졌던,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던 물건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하여 쓸모없다고 버린 사람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게 비춰보며 스스로 알아봐 주지 못한다면

그저 쓰레기로 버려질 뿐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알고,

어떻게 쓰일까를 고민해 본다면

멋진 예술작품처럼 빛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뭐든 해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인생의 끝에서


그 어떤 인생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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