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늘 불현듯 찾아온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대하는 자세

by 숨의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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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부터 직업 특성상 바닥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허리를 숙였다 들었다~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나이었음에도 허리랑 무릎 통증으로 병원 진료를 보는 경우가 자주 있었었다.

물리치료를 받고 나면 금방 또 좋아졌기 때문에

또다시 무리하기를 반복하며 몸을 많이 망가트리고 있었던 것 같다.


요가 수련을 하면서도 조금씩 허리 통증이 있었다.

무릎과 오른쪽 발목이 아프기도 했다.

근데 좀 쉬고 또 금방 좋아지고 나면

동작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몸 생각을 하지 않고 무리를 해서인지...

지금 나에게 심각한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이번엔 느낌이 좀 다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기 위해 시작했는데

오히려 잘못된 방식으로 몸을 혹사시켰나 보다.


"계속할 수 있을까..."

"이제 요가를 못하게 되면 어쩌지..."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불안감이 밀려온다.


이렇게 사고는 늘 불현듯 찾아온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던 늘 방법은 있을 테니 미리 걱정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이럴수록 명상에 더 집중을 해야겠다.

명상을 하면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한다면 방법을 알아차릴 수 있겠지...

이제는 몸을 더 소중히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계기가 되었다.

내 몸에 맞춰 어떤 식으로 수련을 하는 것이 좋을지도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다음날 허리를 펼 수 있을 만큼 통증이 좀 괜찮아지긴 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고 싶어 진료를 보러 병원에 왔다.

엑스레이랑 CT를 찍어보니

4번 5번 디스크라고 한다.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 나에게 또 시련을 주시다니.. 역시 인생이란 순탄한 길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난 좌절하지 않을 거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참 인연이란 신기한 게

내가 다니는 요가원 선생님도 디스크를 극복하신 선생님이시다.

디스크가 있다고 요가를 할 수 없는 건 아니니깐!!

병원 의사 선생님도 요가를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해주셔서 천만다행이다.


어쩌면 내가 이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찾아온 이 시련 또한 날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몸에 약한 부분이 있기에 남들보다 더 더디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게 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으니

나의 그릇은 그만큼 더 넓어질 것을 믿는다.

앞으로 나에게 맞는 속도로 나아가면 될 거 같다.


예전의 나보다 더

강인해져 갈 나를 마주해 나가길.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된다!!




도서관에서 요가와 명상 관련 서적들을 빌렸다.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서 다행이다.

예전에는 책을 일부러 사서 모으려는 욕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 정리하고, 빌려서 보려고 한다.

물론 소장하고 싶은 책들은 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도서관에 갔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나 책의 냄새 등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무언가 열정을 일으키는 에너지를 받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도서관에 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의 시야가 넓어지는 건 사실이다.

관심 있는 책을 읽을 때는 특히 그 부분에서 다양한 경험과 작가가 얻은 통찰의 기록들을 읽으며

배우고 느끼는 점이 더 많아진다.

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일 때 얻게 되는 지혜와 지식은 더 내 안에 단단하게 남게 된다.


지금까지는 요가를 할 때 그저 동작이 되는지 안되는지에만 집중하였다면,

'디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관점을 바꿔 최대한 몸을 해롭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시련이 찾아왔을 때 무언가 붙잡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던 것이 요가이기에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많고, 내려놓으려는 연습을 하면서도 "이거라도 안 하면"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오전에 학원에서 수련을 했음에도 쉬지를 못하고 또 하고 또 하며 무리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놓치고 있던 게 있었다.

많은 동작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동작을 하더라도 좀 더 그 순간에 집중하고, 호흡에 집중하고, 내 몸에 집중했었어야 했다.


어쩌면 몸을 쓰는 일을 계속하려고 하는 것이

스스로 힘든 길을 선택한 것 일 지도 모른다.

이 길을 나아가면서 지금처럼 '디스크'라는 변수가 생길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요가의 길을 가야만 하는 운명의 끌어당김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예전의 나였다면 '디스크'라는 핑계로 세상이 무너진 것 마냥 좌절하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하면서 한탄도 했을 테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우울해하기만 하면서

내 몸을 방치하면서 지냈겠지만,

요가와 명상을 만남으로써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럼에도"라는 생각의 관점이 바뀌었다.


디스크가 있고, 공황장애가 있고, 귀에 메니에르병이 있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인간을 살면서 점점 아플 일이 생기기 마련이고, 결국 병들고 죽어가는 존재인 것을

그저 나에게 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잘 다스리면서' 살아가야지.

그럼에도 난 계속 나아갈 것이다.


이렇게 처음으로 인생에서 무언가 놓지 않는 꾸준함을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