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된 믿음의 안타까움.
넷플릭스에 '너의 모든 것'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시즌 5까지 나온 다양한 스토리들이 있지만
대략적으로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주인공 '조 골드버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는 책방의 지하 공간에 갇혀 학대를 당하며 자랐다.
성인이 된 조 골드버그는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고,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혀 그녀를 위해 주변인들과 심지어 사랑하는 그녀까지 살인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이야기이다.
다소 충격적인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은 더 몰입감을 주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살인'까지 하는 그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집착이라는 본성을 드러내며 그녀의 주변 인물들을 살해하고,
결국 자신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사랑한다는 그녀까지 책방 지하공간에 가두고 살해하는 일은
결코 진짜 사랑이라고 볼 수 없다.
이기심에서 비롯된 욕심이며, 자신의 불안을 집착과 살인으로 해소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주인공 '조 골드버그'가 왜 그런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바라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그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그리고 '문학'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학대로 책방 지하공간에 갇혀 있을 때면
그곳에서 할 수 있는 것 또한 책을 읽는 것뿐이었다.
사랑받고 싶고, 보호받고 싶었던 어린 시절 그를 버티게 해 준 건 다름 아닌 책이었을지도 모른다.
스토리의 전개 방식이 '조 골드버그'의 시점에서
'일기'를 읽는 방식으로 흘러가는데 책을 읽고 쓰는 것에는 진심이 묻어있음이 보인다.
그가 성인이 되어 누군가 사랑을 하게 된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은
사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도 이 모습 그대로 진정으로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깊은 곳에 있었던 게 아닐까?
'버림받을까 봐', '날 사랑해 주지 않을까 봐'하는 불안감이 점점 자신을 극으로 몰고 갔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서 가짜 '사랑'을 진짜 '사랑'으로 믿고 있던 그도 불쌍한 사람이었다.
'너의 모든 것' 속의 '조 골드버그'는 가상인물이지만,
현실에서의 '조 골드버그'도 있을지도 모른다.
남을 해치게 하거나 집착과 살인이라는 방법은 절대 용서할 수도 없고,
합리화해서도 안 되는 일임은 분명하지만,
어린 시절 속 그 아이의 아픔을 바라보자면
나도 어린 시절의 아픔이 있었듯 '어린 내가' 겪어야 했던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까지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그럼에도
상처에 딱지가 생기고 새 살이 나는 일처럼,
아픔도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되고, 그 자리에 더 단단해진 나를 마주할 것이다.
"난 이럴 수밖에 없어"라는 합리화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가둬두는 안타까운 일은 현실에서는 부디 생기지 않길 바란다.
누구든 사랑받을 자격은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