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 속에 피어나는 존재

눈을 감으니 진짜 내가 보였다.

by 숨의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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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은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는 퇴근을 하는 동시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주말에는 종일 밖에 돌아다니며 1분 1초라도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었다.

그래야지만 나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은 삶이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가졌기 때문이다.

주변의 친구들은 나에게 "좀 가만히 좀 있어, 정말 부지런하다."라고 말을 해주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아깝잖아"라고 대답을 하곤 했다.

쉬지 않고 달리기만 했던 시간들 속에서 빨간불이 들어왔고,

멈추는 법을 모르던 나는,

결국 몸과 마음이 고장이 나고 나서야 멈출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고요한 그 시간들을 견뎌내기가 힘들었다.

나의 존재에 대한 가치마저 의심이 들기 시작했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나를 원망하고, 나약한 내 모습을 미워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나를 바라봐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도가 거세게 치는 바닷속에는 아무리 돌을 많이 던져도 돌의 존재가 묻히지만,

잔잔한 호수에는 작은 돌 하나를 던지더라도 물이 일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 마음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길은 무엇일까?"


겉은 고요했지만,

마음 안에서는 물결들이 일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도 답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나의 삶에 애착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조용한 곳에서 편하게 앉아

잠시 눈을 감아본다.

남들이 해주는 말들이 아닌,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들을 가만히 들어보자.

그 속에서 분명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요함 속에서만이 진짜 나의 존재가 피어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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