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수련하면서 내 자리를 지켜내면 기회는 올 것이다.
요가가 너무 좋아서 요가 자격증까지 취득을 한 후,
기쁨도 잠시 현실을 마주해 버렸다.
초보 강사를 써주는 곳도 물론 없거니와 운전을 하지 못하는 뚜벅이 엄마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구인 공고를 보면서 애초에 지원할 수 있는 시간대의 수련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고,
엄청난 추진력으로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집해 보려 했지만,
그것 또한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아무 연고지 없는 이곳에 와서 덩그러니 살면서 도와주는 가족도 친구도 없이 수많은 고비들을 겪어내면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거나 벗어나고 싶어도 '현실의 벽' 앞에서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엄마로서,
갑자기 아이가 아프거나 다치는 일이 생길 때 언제 어디서든 슈퍼우먼처럼 달려가
아이를 지켜내야 하는 것도 엄마의 역할이었다.
(아빠는 생계를 책임지느라 너무너무 바쁘다.)
도와주는 사람 없이 온전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시급했다.
상상 속의 멋진 요가강사로서의 나는 내려놓아야 했다.
그렇다고 요가를 아예 놓고 싶지도 않았기에 한동안 삶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다.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내 욕심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전기자전거를 구입해서 배달 일을 시작했다.
어딘가에 얾 매이지 않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언제든 달려갈 수 있으며,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만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자전거로 배달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단돈 천 원도 너무 소중하다는 것이다.
2시간을 길거리에서 달리고 달려도 '만 원' 정도 수입이 나오는데...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거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버텨낸다.
요가가 좋아서 자격증까지 취득을 했지만,
적지 않았던 자격증 비용을 생각하면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요가를 하면서 좋아졌던 나의 몸과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요가강사의 현실 앞에서 난 길을 찾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을 뿐이다.
나태주 시인의 '다시 중학생에게'라는 시를 보면,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지금은 길이 보이지 않고,
엄마 요가강사의 현실 앞에 부딪혀 넘어지더라도
꾸준히 수련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키면
버스는 꼭! 다시 올 것을 믿기로 했다.
다음에 오는 버스가 더 좋기를 기대하며...
나는 지금도 충분히 귀한 존재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