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삶을 마주하다.
처음 공황을 겪어 되었던 건 출산하고 난 후였다.
그때는 공황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과호흡으로 알고 있었고, 한번 과호흡을 겪은 후 3년 정도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 후 나의 '공황'은 감추었던 모습을 다시 드러내었다.
사람이란 참 신기한 것이 단순히 "난 과호흡이야"라고 생각할 때는 숨이 쉬어지지 않는 증상만 있었지만,
병원에서 "공황입니다"라는 병명을 듣는 순간,
몸에 쏴한 소름 끼치는 느낌과 몸에서부터 혀끝까지 마비가 오는 듯한 느낌 등 다른 증상들이 동반되었다.
<공황장애 증상>
숨이 가쁘고 숨 막히는 느낌
오한이 나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
몸이 떨리거나 전율을 느낌
심장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짐
질식감
가슴이 아프고 답답함
토할 것 같거나 속이 불편함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듦
주위가 비현실적, 자신에서 분리된 듯함
자제력 상실, 미칠 것 같은 두려움
땀이 갑작스럽게 많이 남
몸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따끔거림
현기증, 머리 띵함, 또는 어지러움 등...
이 중 4가지 이상의 증상들이 갑자기 시작되어 10분 이내 증상이 최고조에 달하면 공황장애가 의심된다.
공황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숨이 쉬어지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느낌, 어디 큰 병에 걸린 것만 같은 공포감이 사람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나오게 한다는 것을...
나 또한 공항으로 인해 "이러다 나 정말 죽겠구나" 하는 경험을 한 후로는
모든 나의 평범했던 일상들이 중지되어 버렸다.
다니 던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두려워 아예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약을 복용하면서 공황의 증상은 모습을 감추었지만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여전히 나의 발목을 잡았다.
지금까지 나의 생활이 모두 멈추고 난 후에야 난 비로소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동안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였고, 한 사람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왔다면
어떠한 위치나 직위에 얽매이지 않은 "온전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받게 된 심리상담의 선생님께서 감정일기를 써보는 것을 권유하셨고, 그것이 나의 글쓰기의 시작이 되었다. 작은 수첩에 나의 감정들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블로그에도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도 글을 쓰게 되었고, 예상하지 못하게 나의 글을 본 분들에게 "글 잘 쓴다"라는 말을 듣게 되어 생각하지 못하게 나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글을 쓰다 보면 나의 생각이나 마음이 정리가 되기도 하고, 때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깨닮음을 얻기도 한다. 나의 글을 쓰기 위해선 다른 작가분들의 책을 열심히 읽게 되기도 한다. 전에는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기 힘들어했던 내가 2주 동안 무려 5권의 책을 읽어내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그냥 넘어가게 되는 작은 식물이나 꽃, 하늘 등 주변의 모든 환경들이 나의 글쓰기 소재가 되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난 정말 글을 좋아하는구나 알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던 사실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글 쓰는 것에 관련된 책들도 읽어보게 되고,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글을 쓰는 것에는 어떠한 학벌도, 사회적 지위도, 돈이 많던 적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나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되어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되지 않을까??
그동안 "나의 인생은 왜 이렇게 불행할까?"생각을 했었다면, 글을 쓸 때는 그것이 소재가 되어 내가 '불행하다' 느꼈던 경험들이 지금의 날 만들어주었다는 깨닮음을 얻게 되었다.
공황증상이 왔을 때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함으로 요가와 명상도 시작을 하였는데,
요가 동작을 하는 그 시간만큼은 어떠한 걱정도 불안도 느껴지지 않고, 그 순간에 집중을 할 수 있다.
나쁜 생각에 빠지려고 할 때는 몸을 움직이면 생각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면서 나에게는 요가와 명상이 꼭 필요한 사람이었구나를 알 수 있었다.
요가를 하다 보면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던 동작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뿌듯함과 성취감도 느껴진다.
공황이 오기 전에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살아있으니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을 이어갔다면,
이제는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나만의 길을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인생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한다.
나는 평소 겁도 많고,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다.
일상 속에서도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지?" 하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나만의 루틴을 정해서 그것대로 되지 않았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뭔가 '무의미한 삶' 같다는 생각과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태화 작가님의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고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충실히 살아갈 수 있다.
대신 초점을 두는 곳이 달라졌다.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그림을 그리되,
지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삶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결국 지금 여기에 있는 나의 태도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도만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매 순간 자신의 태도에 집중하며 그 이후 펼쳐지는 삶에는 마음을 열어 놓았을 때,
'생각대로 되지 않는 답답한 삶'은
'생각도 못 했을 만큼 흥미로운 한 삶'으로 변해간다."
이 글을 보았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맞다..
난 스스로 내 삶을 통제하면서
오히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매 순간의 자신의 태도였다.
"내려놓는 연습"
"지금 여기에 있는 나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
늘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나'에서
그저 지금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는 나'로 태도를 바꾸면
오히려 다가올 미래가 설레고 기대되지 않을까...?
이전의 삶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내려놓음과 오직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