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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이서 Sep 05. 2024

조그마한 기쁨

자기 계발서는


온통  

더 부지런해라, 

더 노력하라, 

더 미쳐라.

성공을 위해서 

당장 움직여라 

재촉한다. 

동기부여보단 자기 비하 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는 남들보다 빨리, 

남들보다 많이,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문화가 당연스럽다. 

숨이 차 잠시 쉬어가려 해도, 

이 길이 아닌 것 같아 돌아 가려해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라 한다.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 채 나보다 좀 더 앞서 간 사람의 뒤통수만 보며 말이다. 

기준이 '내'가 아닌 '남'이 되어 버려 행복도 남들보다 더 커야 된다는 강박도 있다. 


큰 집에 이사를 하면 행복할 거라고

외제차를 타면 행복할 거라고

샤넬백을 들으면 행복할 거라고

해외여행을 가면 행복할 거라고

부자가 되면 행복할 거라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한 걸음 더 앞서간 그들을 보면서 

자책했고 탓을 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은 탓.

너를 만나 이렇게밖에 못 사는 탓.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는 탓.

이젠 너무 늦었다는 탓.


어느 날 산책 중 신선한 아침 냄새를 맡았다. 

늘 같은 냄새였지만 그날은 달랐다. 

알 수 없는 설렘도 있었고 짧은 미소도 나왔다.

그러자 기쁜 마음이 몰려왔다.


늘 지나던 그 길에 민들레꽃이 예쁠 줄이야.

매일 그곳에 있었던 하늘이 이리 푸를 줄이야.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빛은 왜 이리 반짝일 줄이야.


아침 커피 냄새가 

살랑이는 바람이

잔잔한 음악이

뭉클한 글 한 문장이

뭐 이리 행복한 거야

별거 아닌 주제에...


사소하고

별것 없고

곁에 있고

늘 거기 있는

별거 아닌 것에, 작은 것에 행복이라는 이름을 달아보니

생각보다 행복이라는 것의 크기는 매우 작았다.

그러나 그 깊이는 매우 깊고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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