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헬스장이 망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에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다이어트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자고로 다이어트는 1월 1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만년 다이어터들의 새해다짐의 0순위 아니겠는가!
본디 신년 다이어트란 설은 지나고 만물이 피어나는 봄부터 시작하는 게 이치라 미루고 여름오기 전 한두 달 급찐급빠 다이어트로 노선을 변경하다 가을에는 말도 살찌는데 사람이 동물보다 못 해서야 되겠냐며 어물쩍 넘어가다 겨울 되면 내년 1월 1일부터는 진짜 내가 해내고야 말 테니 우선은 먹어두자로 다이어트계획을 이월시켜 버린다.
한 달에 5킬로를 뺀다던가 한 달에 책 10권은 읽는다던가의 목표는 있었지만 매번 작심삼일이었다.
계획대로 이룬 게 거의 없다 보니 다시 무언가에 도전을 한다거나 시작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한 달의 5킬로를 뺀다는 거창한 목표는 이루기 어려웠지만 매일 한번 계단으로 집까지 올라오기는 그리 어려운 목표는 아니었다. 매일 실천하는데 큰 부담도 없을뿐더러 매일 작은 성취가 쌓이니 제법 자신감도 붙었다.
자신감이 붙으니 주 6일은 저녁밥 대신 식사대용쉐이크로 대신하겠다는 목표도 생기고 실천할 힘도 생겼다.
하찮은 일을 매일 이루다 보면 매일 조금씩 자신감이 적립이 되는데 다른 일을 할 때도 이 자신감 마일리지가 쓰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처음부터 한 달의 5킬로를 빼기 위해 주 5회 유산소 30분 근력운동 30분 저녁 굶기 등 하나도 해내기 어려운 일들을 한꺼번에 하려고 했다면 내 다이어트는 또 실패하고 내년으로 이월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 실행에 옮긴다면 그 작은 성공의 몸집은 불어나기 마련이다.
커다란 눈사람도 두 손으로 꼭꼭 눌러만든 작은 눈덩이가 시작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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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주기적으로 무기력함이 몰려오곤 하는데 이 무기력함을 벗어나려 발버둥을 쳐봐도 안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는 나만의 방법으로 벗어나곤 하는데 이를테면 이런 거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할 힘도 없고 미치도록 늘어지고만 싶은데 이 기분이 너무 싫을 땐
정말 소소한 딱 한 가지만 하는데 그건 딱 20분만 산책하기였다.
매일 짧은 20분 동안 몸을 움직여 걷고 햇빛을 쐬고 바깥냄새를 맡으면 아주 조금씩 괜찮아짐을 느끼게 된다.
마치 깜깜한 어둠에서 한줄기 빛이 들어와 조금씩 환해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