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포드(Tom Ford) 시대를 지나, 구찌는 어디로 갈까?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언제나 그 시점으로 되돌아갑니다.
브랜드가 리부트될 때 가장 먼저 되돌아보는 순간은 대중이 가장 사랑했던 시절이죠.
구찌에게는 그 시절이 분명합니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톰 포드가 이끌던 구찌
섹시함과 권력 그리고 욕망이 가장 세련되게 엮였던 시간입니다.
이제 구찌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동화 같은 감성을 내려놓고
또 한 번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톰 포드는 자연스럽게 다시 불려올 수밖에 없는 이름이 됩니다.
깊게 파인 슬릿 드레스
광택이 흐르는 검은 벨벳 수트
그리고 눈을 마주치지 않던 광고 속의 모델들
그 시절 구찌는 그야말로 섹시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완성된 구찌가 가장 해체적인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뎀나는 언제나 해체의 미학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완벽한 것보다 왜곡된 것에
우아함보다 낯설고 불편한 감각에 끌리는 디자이너죠.
그가 발렌시아가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브랜드의 본질을 다시 해체하고 재구성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찌에서는
그가 톰 포드 시절의 섹시함을 해체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완성된 욕망이 다시 해체될 차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봅니다.
뎀나는 지금껏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디자이너였습니다.
그의 옷은 감정을 숨기는 구조였고,
해체라는 방식으로 감정을 피했으며
기능성과 익명성으로 말 대신 침묵을 택해왔죠.
하지만 구찌는 다릅니다
구찌는 감정을 드러내는 브랜드입니다.
자신다움을 표현하는 무대이며
욕망을 기꺼이 보여주는 언어입니다.
어쩌면 이번만큼은
뎀나가 처음으로 자기 감정을 입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가 그의 감정을 진정으로 말해야 한다면
그 시작은 구찌일 수 있습니다.
뎀나는 구찌에서 톰 포드를 해체할 것이고
그 방식은 매끄럽지 않을 것이며
섹시함은 다시 낯설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그가 숨겨온 감정 하나쯤은 드러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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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루츠패밀리(Fruitsfamily) 에디터 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