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역사: 아르케와 네오의 기록(연재)

시즌 1 – 9화: 첫 번째 타락 – 회복의 서약

by Leo Song

시즌 1 – 9화




〈첫 번째 타락 – 회복의 서약〉





인트로


안녕하세요, 레오입니다.
오늘은 “없어진 내일”의 가장자리에서, 소년이 하셈 앞에 서약을 맺는 순간을 기록합니다. 빛과 어둠이 엇갈린 자리에서, 진짜 회복은 어떤 목소리로 돌아오는가—같이 걸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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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그림자가 도시 위에 내려앉고, “또 다른 소년”이 나타나 네오의 내일을 대신 살겠다고 속삭였다.
내일이 지워진 도시는 오늘만 반복되었고, 제사장의 빈빛이 사람들의 눈을 멀게 했다.
소년은 여덟 번째 박동을 붙든 채, 회복의 길을 찾기로 결심했다.





1. 그림자와 마주 선 곳


광장에 어둠이 내려, 낮의 소음이 천천히 숨을 죽였다.

소년의 발밑에서 그림자가 솟아올라, 그와 같은 얼굴의 소년이 미소 지었다.


“네 내일은 내 것이다.” 그 목소리는 낯선데 익숙했고, 따뜻한데 싸늘했다.


소년이 낮게 물었다.


“너는 누구지?”
“네 그림자가 내일을 입은 모습.” 또 다른 소년이 손을 내밀었다.


“나를 인정해. 그럼 오늘은 아무도 다치지 않아.”





2. 빛의 사자, 서약을 고한다


은빛 바람이 소년의 어깨를 스쳤다. 사자가 속삭였다.


“회복은 거래가 아니라 서약이다. 하셈 앞에서 ‘오늘을 봉헌’하면, 너의 내일이 도시에 흩어져 돌아온다.”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 “대가는요?”

“네가 가장 사랑했던 기억 하나. 그 기억을 하셈께 맡기라.”

소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건… 나를 지탱하던 등불인데.”





3. 야밈의 둔덕—시간의 강 앞에서


성문 뒤편, 오래된 우물과 이어진 길이 열렸다.

소년은 사자와 함께 야밈—시간의 강—의 둔덕에 섰다.
강물은 낮은 숨처럼 가늘게 떨렸고, 잘린 흐름 사이로 여덟 번의 고동이 어둑하게 반짝였다.


사자가 손짓했다.


“손을 담그고 네가 지킬 날의 이름을 말하라.”

소년이 두 손을 물에 덮었다.


“봉인의 날, 사람들이 내일을 믿을 수 있도록.”

물결이 응답처럼 부풀었다.





4. 서약의 문장


사자가 서늘하고 맑은 음으로 읊조렸다.


“오늘을 봉헌하여, 내일을 흩어 돌려주리.
여덟의 박동으로 거짓을 가르고, 하나의 기억으로 많은 이의 희망을 밝히리.”


소년은 떨리는 입술로 따라 했다.


“제 가장 빛나던 기억 하나를, 하셈께 올립니다.”

그 순간, 가슴 어딘가가 고요히 비워졌다—울음을 참는 침묵처럼.





5. 돌아온 종, 깨어나는 눈


광장에서 종이 울렸다.


하나,


둘…


일곱.


멈추던 자리에 오래 기다렸던 여덟이 자그맣게 덧붙었다.


사람들이 동시에 눈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방금 뭔가 달라졌어.”

어린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물었다. “내일 학교 가?”

엄마가 놀란 눈으로 웃었다. “그래, 내일은 있어.”

짧은 환함이 얼굴들 사이를 건넜다.





6. 빈빛의 반격


그러나 성전에서 제사장의 목소리가 터졌다. “서약은 내 손에 있다!”
그의 손에서 은빛 가루가 흩날리며, 사람들의 동공 위에 다시 막을 씌웠다.

“내일은 나의 축복으로만 온다.”

소년이 외쳤다.


“아니야! 내일은 값으로 살 수 없어!”

제사장이 웃었다.


“그래, 값은 아니지. 다만 복종으로 받는 거다.”





7. 또 다른 소년의 유혹


그때,

그림자 소년이 소곤거렸다.


“네가 바친 기억—내가 보관해 줄게. 그러면 너는 비지 않아도 돼.”

소년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서약을 더럽혀.”

“네가 비면, 바람이 부는 날엔 무너질 거야.”

그림자 소년의 눈동자에 네오의 얼굴이 잔물결처럼 흔들렸다.


“내가 네 내일이 되어줄게. 너는 오늘만 지켜.”





8. 여덟의 칼, 하나의 침묵


소년은 손바닥의 문양을 펼쳤다—원 밖의 작은 점이 밝게 떨렸다.


“하셈, 제가 비게 하소서. 비어 있는 곳으로 당신의 숨이 지나가게 하소서.”


여덟 번째 박동이 성전의 빈빛에 맞부딪혔고, 가루들이 허공에서 흩어졌다.


사람들 몇이 눈을 비비며 숨을 내쉬었다.


“보여… 드디어 보여.”


하지만 동시에, 소년의 입술에서 소리가 사라졌다—서약의 대가로 하루의 목소리가 거두어졌다.





9. 회복의 첫 빛과 상실의 빈자리


시장에서 늙은 노인이 떨리는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일 장이 선다.”

짧은 웃음들이 한 줌의 불씨처럼 퍼졌다.

소년은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가슴속이 싸하게 비었다.

“내가 바친 기억은… 무엇이었지?”


마음속 서랍 하나가 열려 있었지만, 내용이 비어 있었다.





10. 클리프행어


그 순간, 그림자 소년이 소곤소곤 웃었다.


“고마워. 네가 잃어버린 그 이름—이제 내 것이야.”


그가 성전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제사장의 빈빛이 그 그림자를 환영하듯 끌어당겼다.


사자에게 소년이 입 모양으로 물었다.


“내가 잃은 이름이… 누구의 이름이죠?”
사자의 눈에 슬픔이 비쳤다.


“네가 평생 붙들던 사랑의 이름. 그 기억을 대가로, 서약이 시작되었다.”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그림자 소년이 성전 문턱을 넘어섰다—그리고 문이 스스로 닫혔다.





다음 화 예고

10화 – 마지막 전투: 부활의 아침을 향해, 서약의 대가와 함께 성전의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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