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by 한나


섬광
그것은 분명 빛이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단숨에 제압한 매혹적인 선이
그녀 주위를 흐르고 있었고

끌어 묶은 빽빽한 붓처럼
빵긋 부푼 검회색 머리카락
그 위에 앉은 한 조각 블루는
태초의 음성으로 들렸다

펑키한 소울이
온몸을 휘감은 그녀의
검은 피부에서
반짝거리던 은빛 향기

점점이 살아나는
김환기의 우주도
이영철의 물빛 하늘도
그녀의 블루 앞에서는
빛을 잃었다

아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었구나

작가의 이전글용서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