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하나

by 한나


허리가 기역자로 구부러지신 파지 줍는 할머니께서 지인을 기다리느라 잠시 길 모퉁이에 서성거리고 있는 내게 옅은 구름이 수묵화처럼 고르게 덮인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늘도 비 온대요? 오늘 내가 뉴스를 못 들었네"

"글쎄요 저도 못 들었는데 하늘을 봐서는 올 거 같아요"

비 올 때마다 온도 하나씩 내려가는 눈물겹게 고마운 요즘 비가 생각나서 웃음 띤 얼굴로

"요즘 비는 좀 맞아도 좋을 거 같아요"

"맞아도 좋은데... 박스가 비 맞을까 봐"

"......"

한치도 살피지 못한 생각 없는 내 말은 입에서 나가면 안 되는 뻘소리였다
예순이 넘어도 헤아림은 깊어지지 않고 실수는 늘 가까이에 도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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