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슬차 한잔
어떤 차 한잔은 물의 무게보다
마른 찻잎의 의미가 더 무거울 때가 있다.
그녀가 들고 온 우슬차 한잔과 대추정과 한 봉지.
전시장에서 잠깐 스치고 지났을 뿐인데 문득 점심을 먹다 말고
나의 식사 여부가 궁금했다던 그녀는
결국 다과를 들고 다시 나를 찾아왔다.
그녀와 나 사이에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어떤 시간의 조각들이 스쳐갔던 걸까
이 땅에 발을 딛기 전 이미 인연은 시작되었던 걸까.
퇴근 후 발걸음은 끌린 듯 그녀의 가게로 향했다.
우리의 이야기는 두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멈출 줄을 몰랐다.
일주일에 며칠은 볼 수 있을 테니 못내 아쉬운 마음을 접고 일어섰다.
우리의 시간은 때로 전혀 알 수 없는 다른 세상에서 날아들기도 한다.
처음 본 그녀의 마음이 차 한잔을 타고 날아 내게 닿은 것처럼.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 봄빛처럼 환하게 피어날 미소를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