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그것은 구원이었다

by 한나


술에 젖은 소리의 파편들이
독화살처럼 흩뿌려지면
몸 안의 수분이 마르고
살아 흐르는 것들은
모두 정지되었다

하늘이 좀처럼
그 품을 열지 않던 그런 날은
입속이 타서 쇳소리가 났다

맹수 앞에 작은 짐승처럼
의지마저 뺏겨 버린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게
희망은
밤을 열고 새벽이 오는 것뿐

인격 따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쳐진
검어서 더 검어진 밤은
할퀴고 짓이기고
끝내 숨 쉬는 법도 앗아 갔다

변기 위의 짧은 순간도
내 것으로 갖지 못한 무능함
절망조차 사치로 변해 버린
죽어 버린 내 시간들

그때
나의 새벽은
멈춰버린 시간에 불을 켜는
절박한 손놀림이요
간절한 눈빛이요

얼어붙은 피를
다시 돌게 하는 한줄기의 빛
구원, 그것이었다

얼마나 따뜻한지
저기 새벽이 밝아오니
얼마나 다행인지
어제의 한 경점일 뿐인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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