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익어서 곰삭은 희뿌연 머리칼이
군데군데 엉겨 붙어 있다
휘어지고 꺾인 허리를
바로 세우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할머니 냉이 얼마예요
재차 물어도 못 들은 체
대답은 없고 손만 바쁘더니
빨간 바구니에 있던 냉이가
이미 검은 봉지에 옮겨졌다
삼천 원에 다 가져 가
시금치도 주세요 했더니
뽀얀 속살이 드러난 쪽파 한 줌을
시금치 위에 걸쳐 놓는다
구부러진 허리춤에서
누런 이가 푸석푸석 웃는다
냉이 또 캐올텐께
또 사러 와 잉
반백을 한참 넘어선 여자가
노파의 누렁니를 마주 보며
예예 고개를 주억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