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이보다 더 많은 느낌을 끌어내는 음절이 있을까 싶다
우리 몸으로 느끼는 모든 감정은 맛으로 표현된다 해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음식을 먹어서 느껴지는 모든 느낌이 맛의 대표적인 표현이 되겠지만 맛이란 글자로 나타낼 수 있는 의미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것 같다.
이를테면 손맛에도 여러 의미가 포함된다. 간도 척척 잘 맞추고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내는 솜씨 좋은 이들을 향해 우리는 손맛이 좋다는 말을 한다. 그와 더불어 낚시 중 고기가 입질을 할 때 낚싯대로 전해오는 펄뜩이는 느낌 또한 손맛이라고 한다. 그뿐인가 게임을 하거나 마사지를 하거나 그럴 때 손에 힘이 세거나 손끝의 힘이 날카로운 사람에게 손맛이 맵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일한 만큼의 보상이 주어지거나 그 일이 시원시원하게 풀릴 때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든지, 우리말은 그 표현의 다양함에 있어서 세계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맛이란 단어만큼 다양한 맛을 지니는 단어가 또 있을까 싶다.
그뿐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향해 던지는 유쾌한 표현은 아니지만 밥맛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
맛이란 단어가 소금처럼 여기저기 아주 요긴하게 다양한 상황에서 말 맛을 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살맛 나는 세상에서 글맛 나는 글을 써 보는 소원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