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그녀를 안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첫 시간부터 느껴지던 특별함은 시간이 갈수록 더 분명해졌다.
그녀는 평생교육 한문 선생님이다. 그녀의 수업은 평균보다 조금 작아 보이는 온몸을 다 동원해 열정적으로 수업을 이어간다.
삶의 깊이가 흘러나오는 남다른 지혜로 방대한 지식을 막힘없이 뜨겁게 풀어놓는 작은 거인 같은 그녀에게 내 마음은 속절없이 넘어가고 말았다.
살아오는 동안 어떤 역사에도 손톱만큼의 지식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 내 종잇장 같았던 역사의식을 향해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알고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그녀의 말은 한심했던 내 의식을 흔들어 깨웠다.
그녀는 내게 최고의 스승이 되었고, 내 삶에 긍정의 아이콘으로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지혜가 없는 지식의 전달은 사람을 건조하게 할 수 있고 존중과 사랑이 없는 가르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 쉽다고 생각하는데 그녀는 언제나 최선이고 최상이다.
그녀의 성실하고 진실된 가르침은 모르는 것을 깨닫는 기쁨, 그 참맛, (학이시습지불역열호아)을 알게 했고, 그녀는 사람으로 함께 사는 이 시간을 자랑스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