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런 날은 나도 종일 차 안에 갇혀
도로 위에서 밤을 새워도 좋으니
달려가 깊은숨으로 꼭 안아 드릴
아버지가 계셨으면 좋겠다
울퉁불퉁 나무껍질 같은 손도
이쁘다 말해 드리고
듬성듬성한 흰 머리칼도 곱다
칭찬해 드리고 싶다
아버지 하고 크게 부르면
아이고 우리 딸 하시며
맨발로 급하게 뛰어나오다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실 것 같은
웃는 게 특기였던 울 아버지
아버지 닮아 딸도 잘 웃고 삽니다
아버지 없어서 서러운 게 많아요
가느다랗게 열린 꽃길 이야기도
들려줄 사람이 없고
빨간약을 달고 살게 하는 그런 이야기도
일러줄 데가 없습니다
뒤꿈치를 힘껏 올려 까치발을 들어도
계신 곳에 닿을 수가 없네요
눈길 뚫고 달려 올 아들 생각에
마음은 고속도로 위에 같이 있지만
나는 그저 내 아버지가 에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