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이곳은 적막만 남겠지요
진액이 다한 낙엽은 이제 밟아도 소리조차 내지 못합니다
당신이 돌아오기까지
바스러지는 낙엽이 전해주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쓸쓸한 이야기나 들어야 할까요
당신이 있어 채워졌던 땅은
다시 호흡을 잃은 폐허가 되고
나는 어찌할 줄 몰라 자꾸
두 손만 비비적거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떠나 봐야 그 사람의 자리를 안다고 말 하지만
나는 당신이 떠나지 않아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 자리가 샘처럼 깊고 바다처럼 넓다는 것을요
낙엽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의 안녕을 빕니다
당신의 안녕이 곧 나의 안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