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안동 인문학기행
출발부터 도착까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늦은 깨우침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는 만회고택, 너럭바위와 물소리로 가득했던 석천정사, 봉화의 옛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 청량산 박물관, 청포도와 광야의 시인 이육사 문학관, 미와 과학이 절정을 이룬 병산서원, 한옥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농암종택, 징비록의 집필지 옥연정사, 이미 어둑해지기 시작한 시간에 마주한 강과 바람과 하늘과 건너편 하회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부영대의 경관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고, 핑크보랏빛으로 물든 여름 하늘이 아쉬움 없는 여행의 방점을 찍어 줬다.
가는 곳마다 역사를 꿰뚫고 계시는 한문선생님의 명품해설이 함께 하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여행이었다.
동료 수강생의 전문가적인 한옥 이야기가 우리 여행은 한층 멋을 더했다.
여전히 햇살은 따가웠지만 그늘만 들면 견딜만한걸 보며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군데군데 제철 맞은 상사화가 모든 순간을 더 애틋하게 느끼게 했다.
길기도 하고 때로 짧기도 한 우리의 시간, 일생의 여정 위에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예순셋의 나이에도 천년을 바라보며 소나무를 심었던 조선시대 문인이요, 충신이었던 류성룡 선생님의 옥연정사 입구의 글귀가 가슴에 깊이 박히는 저녁이었다.
서로 함께 함을 감사하며 앎을 서로 나누며 깨닫는 기쁨으로 아침 일곱시에 출발해서 밤 열시가 넘어 마무리된 제법 긴 시간이었지만 이해와 배려로 버무려진 평화로운 즐거움이 가득했던 너무나 값진 하루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