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가능성의 예술

by 기분울쩍

갤브레이스 같은 학자는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 아니며 그저 사람들에게 무엇이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 선전선동 기구에 불구하다고 쓴소리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정치를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믿고 싶다.


그런 적이 드물어서 잘 모르겠지만.. 정치인들만 유능하다면 못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으며,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협상과 타협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나름 근거 없는 믿음도 있다.


선거 때마다 경험하는 정치란 참혹한 것과 불쾌한 것 중에 선택하는 역겨운 과정이라는 현실론 속에서도 정치에 희망을 가지는 이유는 협상을 통해 모두에게 이익의 균형을 가져올 수 있어서이다. 누군가가 실리를 챙기면 누군가는 명분을 챙기고 누군가가 현재를 챙기면 누군가는 미래를 챙길 수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다음 지방선거는 촉박해서 안되더라도 그다음 선거부터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영남에서 국민의 힘은 호남출신을 후보로 내세우고 호남에서 민주당은 영남출신을 후보로 내세우면 한다. 처음부터 다 하면 충격이 심하므로 대구와 광주, 전남과 경남, 전북과 경북 광역단체장과 50만 이상 도시부터 영호남 동수로 시범적으로 했으면 한다.


그 당에서 내세운 분이 당선되면 지역화합이라는 명분과 당선이라는 실리를, 그분이 낙선한다면 고질적인 1당 독재의 종식이라는 명분을 둘 다 챙길 수 있다.


딱 2번 8년만 해보자. 세상이 정말 많이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 호남출신 대구시장을 대구사람들이 홍어새끼라고 처음에는 말할 수 이겠지만 익숙해지면 그냥 시장님이 된다. 영남출신 광주시장도 처음에는 흉노네 과메기네 하다가.. 그냥 일상의 시장님이 될 것이다.


하다 보면 그냥 받아들일 것이다. 못할 것이 무엇인가? 현재보단 나을 것이다. 2025년 아직도 삼국시대 놀이를 하고 있으니 그것보단 낫지 않겠는가?


우리가 남이가 하지만.. 가족이 아닌 이상 우린 분명하게 모두 남이고 특정 지역 태생이라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사실이 그 사람의 능력을 대체해서도 안되고 다른 사람의 기회도 빼앗아가서도 안된다. 호남태생은 모두 진보가 되고 영남태생은 모두 보수가 되나?


그리고 한 가지 더.. 국회법을 개정해서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 정책을 논의하고 입법화할 수 있는 초당적 비상설교섭단체를 국회에 여야동수로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이름은 ‘국민과 더불어 조국개혁’으로 하면 될 듯하다.


교육, 연금, 국방, 정부부채 등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정책들이 5년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정말 이러다가 나라 어떻게 될까 걱정이다. 정권이야 오고 가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떠안고 있다. 미국같이 상하원에서 협상을 하는 문화도 아니고 서구처럼 연정을 구성할 수도 없으니, 그냥 5년마다 4년마다 뒤집기 한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교섭단체와 협의 후 국회의장이 결정한 초당적 논의사항은 여야동수 비상설교섭단체에서 논의하도록 한다. 비상설교섭단체에서 여러 사회적 논의 후 합의로 제출하여 통과된 법률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당 법률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아니라 180석 정도의 찬성이 있어야만 개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머 이런 식이라도 시늉이라도 하면서 국가 미래를 준비해야 인구가 줄어드는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예의 아니겠는가. 40-50대가 인구가 많다고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지금 있는 거 다 빼먹으면 우리 아들 딸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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