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기억

by 기분울쩍

연말에 예산안이 통과되고 내년 초에 아마 실질성장, 진짜성장의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체화될 듯하다.

이번에는 경제정책에서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루고 우리 경제구조를 바꿔서 잠재성장률을 다시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기획재정부에서 계속 발표하는 정책들이 어디선가 한 본 듯한 기시감이 들고 현란한 공무원의 스킬이 보여서 우려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황당하고 그리고 무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마트 서전트 교수가 bullshit이라고 극찬을 했던 창조경제의 기억이 떠오르게 하고 있다.


창조경제의 기억..


일단 창조경제의 정의를 정립하기 위해 전혀 창조적이지 않은 일을 한다. 워크숍에 연구용역에.. 심하면 법도 만든다... 정의로 일단 가둬버리면 아무리 창조적인 행위도 그 개념에 포함이 안되면 창조경제가 되지 못하는 웃기지도 않는 일이 다분히 발생할 것이다. 기존 개념, 상식, 발상으로 포함할 수 없는 것이 창조임에도 창조의 정의를 내리려고 한다.


창조 개념 내리는 헛짓은 그다음의 헛짓에 비하면 애교다. 창조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 총력대응체제를 가동하고 민간부문의 자율성을 최대한 증대한다고 한다. 그리고 공무원 머리로 할 수 있는 짓은 자율적으로 하라고 타율적으로 시키는 것이다. 각 부처별로 민간부문 자율 사례를 발굴하라고 하고 분기별 실적을 평가하고 등등 자율을 강제화시키는 쌈박한 발상을 한다.


자리 만드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 기재부나 산업부에 창조경제관리단 같은 걸 만들어서 단장, 부단장 자리 고공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산하기관으로 창조경제관리원이나 창조경제연구원도 만든다고 할 거고 낙하산으로 선배님들 원장으로 모셔야 한다.


각 부처는 새롭게 실적을 발굴하는 것이 어려울 테니 기존 지원사업을 창조경제라는 개념에 맞춰 변형 또는 변경하려 한다. 전혀 창조적이지 않은 기존 틀이 창조라는 이름을 붙여 채색된다. 여기서 부처의 능력, 공무원의 능력이 평가된다. 창조자동차산업, 창조조선, 창조보건의료, 창조미래기술 창조문화 등등.. 기존하고 똑같은 데 아마 IT를 섞거나 나노, 바이오를 융합한다. 짜파게티에 너구리를 섞 듯.. 물론 기존에 다하고 있다. 그게 돈이 된다면 왜 안 하고 있겠는가.


삽질은 계속된다. 붐업을 위해 전도사를 만들어야 하고 롤모델을 찾아야 한다. 머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창조경제전도사가 되어서 이곳저곳 창조경제를 전파하고 있고, 업체 중 몇 개는 롤모델로 엄청난 수혜를 받는다. 물론 그뿐일 것이다. 돈은 눈치 빠른 대기업이 벌 것이고 주류학자들은 학습효과로 비참여적이다.


창조경제의 이름으로 택갈이한 예산이 쏟아진다. 창조 R&D에, 창조산업진흥예산에 몇 십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겠지만 성과는 미미하고, 정부는 창조를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해야 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감싼다.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그냥 그 돈을 소비자 보조금으로 돌리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이 기억이 틀리기만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런데 정부 경제정책에서 창조를 AI로 바꾸기만 하면 똑같은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아니겠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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