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자유롭게, 좀 더 평등하게

by 기분울쩍

자유로운 나라에 살고 싶은가?

평등한 나라에 살고 싶은가?


자유의 끝이 야경국가를 거쳐 무정부상태이고 평등의 끝이 사회주의를 거쳐 공산주의라면 그 중간 어디쯤에 살고 싶지 않겠는가.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사회는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가 싶다. 선거철만 되면 민생, 복지 이런 거 외치다가 당선만 되면 대기업 챙기고 규제 완화한다 그런다. 매번 똑같은 패턴이지만 항상 당해준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던 저번 정부에 자유도 없고 민주주의도 없었듯이, 공정과 평등을 외치는 이번 정부에 공정도 없고 평등도 없을 것 같아 매우 우려된다.


책 안 읽은 사람보다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는 말이 있듯이, 위정자라는 분들이 젊을 때 머리 잘 돌아가는 시절 주워들었던 낡은 사고로 유연성 없이 국정을 운영하면 자유 없는 자유민주주의, 공정 없는 공정사회를 이룩하는 것이다.


자유는 권력으로부터 자유, 타인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를 의미하므로 나의 자유의 보장은 필연적으로 타인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내가 편안한 밤을 보내고 싶다면 옆집 영희가 피아노를 야밤에

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제한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는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그걸 모두 법정에서 해결하려 든다.


자기의 자유는 모두 누리고 싶은데 자기의 자유는 제한받고 싶지 않으니, negative liberty네 positive liberty네 이런 고상한 토론은 뒤로하고 멀 허용하고 멀 제한 해야 하는지를 법원판사가 판단하는 소송만능주의 사회가 돼 가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권이 이런 문제에 무관심한 사이 어디까지 법으로 제도화하고 어디까지 사회적 통념으로 관습화해 나갈 지에 대한 논의 없이 점점 분노를 참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평등은 어떠한가? 평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해본 적이 있는가? 기회가 평등하면 저절로 평등해지나? 과정이 공정하면 저절로 평등해지나? 아니면 결과를 평등하게 재분배해버리면 간단한 건가? 무엇이 평등인가? 나의 평등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의 불평등을 수반하게 되어있다. 재화가 한정되어 있는 현실에서 누군가의 부는 누군가의 빈을 유발하고 누군가의 득은 누군가의 실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걸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에 대한 불평등이 필연적이다. 불평등을 당하는 사람들이 그 불평등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사회 지도층이라는 분들이 이를 준수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불평등의 대표적 해소책인 교육정책은 자사고네, 로스쿨이네, 입학사정관 제도네 등등 부모가 똑똑해야만, 집이 살만해야만 미리 좋은 대학을 준비할 수 있는 이미 기득권의 대물림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학가야 행복하냐, 서울대 말고 원하는 일 해라 그러지만 그럼 사회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해서 그럼 될 텐데 절대 그러진 않는 걸 보니 개소리인 건 분명하다. 다른 불평등 완화 정책도 선의로 출발했을지 몰라도 이미 기득권의 권익보호 장치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지금 1 당원 1표 같은 내부 권력싸움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가 아니다. 국민이 살고 싶어 하는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한다. 20년 집권하려면 국민의 자유와 평등, 이 두 가지 상충하지만 조화로울 수 있는 기본 가치부터 고민하고 챙겨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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